[마음이 머무는 시] 열매 - 장순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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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

장순금(1953~  )


우주에 떠 있는 한 점의 온기도 꼭 짜서 끌어오고
땅속 냉골로 죽은 듯 숨 쉬는 흙의 내공도 끌어와
죽을 힘을 다한 산 힘으로 문을 밀어 태아 바깥세상 언뜻 보이듯
세포와 세포 사이 실핏줄로 뜨거운 밀서 힘껏 밀어 올려
세상에 혼자 떨어지는
기도와 고통 억만 톤의 목숨값이
피붙이로 오는 

 

[시평]

우리가 우리의 삶속에서 무심코 따고 또 먹는 작은 열매 하나, 실은 참으로 소중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다. 그 작디작은 열매 하나가 맺혀지고 또 익어가기 위해서는 이 우주 모두의 힘이 그 열매가 맺혀지고 익어가는 데에 작용을 했으리라. 햇살이 비추고 비가 내리고 이슬이 내리고, 또 곤충들이 분주하게 꽃가루를 나르고, 또 열매를 맺으려는 나무는 땅으로부터 수분과 땅의 기운을 끌어올리므로 해서, 맺고 또 익힌 그 열매.

이렇듯 생각을 하면 이 세상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비록 하찮고 작은 것이라고 해도, 이 우주에 자리하고 하고 있는 모든 것은 제 나름의 소중함을 모두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비록 작고 하찮은 것이라고 해도 우리는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크고 대단해 보이는 것만 소중하고, 그래서 존중하려는 것이 우리 일반의 생각이며 삶이다. 크고 대단하게 보이는 것만이 이 우주에 별도로 존재하고 자리하는 것이 아님을 우리가 조금만 생각을 넓혀보면 이내 알 수가 있다.

지상의 작은 열매 하나, 그 열매를 맺히게 하기 위하여 이 우주의 모든 것이 서로 협력을 하듯이, 궁극적으로 우리의 삶도 그러하리라. 서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협력을 하므로 우리들 이렇듯 살아가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나 사람들 이러함을 잘 모른다. 자신이 잘나고 똑똑해서 살아가는 줄로만 아는, 잘난 바보. 이들이 바로 오늘의 인간들 아니겠는가.   

윤석산(尹錫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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