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참석한 의원들이 굳은 표정으로 앉아 의총 발언을 듣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참석한 의원들이 굳은 표정으로 앉아 의총 발언을 듣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1

 

김밥으로 점심 떼우며 토론
‘박성중 메모’ 놓고 파열음
“김성태 사퇴하라” 요구도
선거 참패 책임 떠넘기며 내홍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이 당 쇄신을 둘러싼 자중지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1일 당 혁신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쇄신 의총’을 열었지만, ‘박성중 메모’와 ‘김성태 혁신안’에 대한 설전이 불거지면서 계파 갈등의 구태만 반복했다.

이날 당 혁신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해 마련된 의총은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의 충돌로 파열음이 난무했다. 박성중 메모 사건이 공방의 발단이었다. 지난 19일 일부 언론에 포착된 박 의원의 휴대폰 메모엔 ‘친박·비박 싸움 격화’ ‘친박 핵심 모인다-서청원, 이장우, 김진태 등등 박명재, 정종섭’ ‘목을 친다’는 내용이 적혔다. 

메모에 등장했던 김진태 의원과 이장우 의원은 의총서 메모 내용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이 당내 갈등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 계파 갈등을 조장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특히 당 혁신안을 발표한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을 향해서도 선거 참패의 책임을 물으며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의원총회가 열린 가운데 김성태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의원총회가 열린 가운데 김성태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1

김 권한대행은 이날 의총 모두 발언에서 “앞으로 어떤 계파 갈등이나 이해관계에 따라서 분열하고, 싸우는 구조는 저의 직을 걸고 용납하지 않겠다”면서 계파 갈등을 경계했다. 당 쇄신에 대해서도 “혁신 비대위를 통해 우리의 곪은 환부와 상처를 치료하는 데 성역이 있어선 안 된다. 저 자신부터 수술대 위에 제일 먼저 드러누울 것”이라며 당 전체의 쇄신을 촉구했다.

그러나 일부 당 의원들이 김 권한대행의 당 운영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사퇴를 요구하고, 혁신안에 대해서도 절차적 문제를 들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급기야 한 초선의원은 비박계 핵심인 김무성 의원의 탈당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복당파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5시간 20분 동안 김밥 등으로 점심을 해결하며 쇄신 토론에 나섰으나, 이렇다할 해법은 찾지 못한 채 선거 참패의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등 내홍만 겪었다.

당 쇄신 작업이 시동을 걸기도 전에 계파 갈등의 골이 드러나면서 향후 쇄신 과정에서 있을 ‘인적청산’ 작업에도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인적청산은 당 혁신과 쇄신의 요체지만, 사실상 특정 계파와 세력을 축출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면서 해당 계파의 반발을 부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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