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와 GS칼텍스가 함께 추진중인 개인간(C2C) 택배 서비스 ‘홈픽’ 서비스 개념도.
SK에너지와 GS칼텍스가 함께 추진중인 개인간(C2C) 택배 서비스 ‘홈픽’ 서비스 개념도.

양사 주유소를 집하장으로

개인 간 택배 서비스 ‘홈픽’

1시간 내 집에서 배송 가능

이달부터 서울전역 시범운영

최태원 ‘공유인프라’ 현실화

주유소는 수익성 개선 기대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국내 주유소 사업에서 점유율을 놓고 수십 년간 치열하게 싸웠던 국내 정유업계 라이벌이 협력을 통해 인프라를 공유하고 새로운 사업을 발굴했다.

국내 정유업계 1·2위 업체인 SK에너지와 GS칼텍스가 손잡고 전국 주유소를 지역물류거점으로 활용하는 C2C(소비자 대 소비자) 택배 집하 서비스 ‘홈픽(Homepick)’을 런칭한다고 20일 밝혔다.

‘홈픽’이라는 이름의 이 택배 집하 서비스는 현재 택배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B2C(Business to Consumer) 방식과는 달리 개인 간 택배를 전문으로 한다.

소비자가 네이버, 카카오톡, CJ대한통운 애플리케이션, 홈픽 홈페이지(www.homepick.com) 등으로 택배를 접수하면 물류 스타트업인 중간 집하업체가 1시간 이내에 직접 방문해 물품을 거점 주유소로 옮기고, CJ대한통운이 이를 배송지까지 운송하는 시스템이다.

1시간 내 집에서 배송품을 보낼 수 있어 기존 택배보다 신속하게 물건을 보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택배회사는 집하 부담과 배송시간을 줄일 수 있고, 소비자는 무거운 택배 물품을 우체국이나 편의점까지 들고 가는 수고를 덜 수 있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가 절반씩 주유소를 제공한다.

주유소 입장에서도 수익성 개선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주유소의 수익모델은 유류 판매, 세차뿐이지만 앞으론 놀고 있는 빈 공간을 활용해 물류 허브 기능을 추가하게 된다. 두 정유업체는 개인사업자인 각 주유소에 임차료를 지급하고 홍보와 판촉을 맡는다. 홈픽을 통한 수익도 나눠 갖는다.

양사는 큰 틀에서 ▲스타트업과의 상생 생태계 조성 ▲주유소 공간의 새로운 활용을 통한 일자리 창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주유소를 기반으로 한 공유경제 확산 등을 목표로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당장 이달부터 서울에서 시범서비스를, 오는 9월부턴 전국권 서비스를 시작한다. 소비자는 네이버·카카오톡·CJ 대한통운 앱·홈픽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홈픽을 이용할 수 있다.

경쟁 관계에 있던 두 회사가 협력 관계로 의기투합할 수 있는 것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공유인프라를 활용한 사회적 가치 창출에 공감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앞서 SK에너지는 지난 3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공유인프라’의 첫 구체적 사례로 SK주유소를 지역 물류거점화해 ‘실시간 택배 집하 서비스’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GS칼텍스도 비슷한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택배사들과 협력을 검토해 왔다. 결국 양사가 지향하는 바가 같아 협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 관계자는 “주유소 인프라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양사의 공통 지향점이 이번 제휴 사업으로 발전하게 됐고 국내 최대 규모의 주유소 네트워크를 보유한 양사가 의기투합한 만큼 시너지가 기대된다”며 “홈픽을 이용하는 고객 입장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택배를 통한 가치가 창출돼 정유사·주유소·고객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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