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비콕스 지음/문예출판사 펴냄

이전 시대 가고 성령의 시대 도래

[천지일보=이지수 기자] 하버드대 교수이자 하비콕스는 1988년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20세기 10대 신학자에 이름을 올리는 등 영향력 있는 신학자다.

하비콕스는 지난 2009년 하버드 은퇴에 맞춰 자신의 학문 활동을 총 정리한 책 ‘종교와 미래’(원제 The Future of Faith·문예출판사 펴냄)를 출간했다.

이 책에서 하비콕스는 종교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종교의 유통기한이 끝났다는 지적들이 넘쳐나지만 실제 종교 현황을 보면 그렇지가 않다. 서구에서 종교의 성장세가 주춤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구촌 전체로 보면 종교는 여전히 부흥기다.

저자는 예수의 시대를 살펴보면서 종교의 미래를 전망하고 있다. 하비콕스는 그리스도교 2000년 역사를 세 가지 시기로 구분하고 있다.

첫 시기인 ‘신앙(Faith)의 시대’는 예수 사후 300년 정도이며 초기 기독교 공동체가 활동하던 시기다. 삶 속에서 예수의 말씀을 실천하고 믿음을 지켜가고 교리나 성직계급도 없던 시대다.

‘믿음(Belief)의 시대’인 두 번째 시기에는 성직자 계급이 등장했다. 영적인 신앙에 기반을 둔 믿음이 아닌 조직화된 교회에서 만들어낸 절대적인 교리체계로 서로 ‘이단’으로 단죄하고 복종과 믿음을 강요하는 시기다. 콕스는 이를 두고 ‘강제적인 지침들의 체계로 전락’ 이라고 표현했다.

세 번째 ‘성령의 시대’는 예수 생존 당시의 신앙으로 돌아간다. 기독교의 미래라 할 수 있는 이 시기는 개인의 영적 체험을 중시하며 공동체에서의 실천과 사회적 참여를 강조한다. 이런 현상은 남미와 아시아, 아프리카 등의 제3세계 기독교에서 두드러진다. 하비콕스는 이러한 흐름에서 기독교의 희망을 본다.

“1975년 즈음에 그리스도교는 서양 종교이기를 그쳤다….”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더 이상 ‘그리스도교 나라’라는 옛 영토에 거주하지 않고 지구의 남반구에 거주한다. 여기서는 그리스도교 운동이 가장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그들의 대다수는 흑인이거나 갈색인 또는 황색인이며 가난 속에 사는 사람들이 많다.”(2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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