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화문이 복원되면서 자리를 되찾은 정문 좌편 해태상 ⓒ천지일보(뉴스천지)

자연 재앙 막고 심판, 다스리는 존재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동아시아 고대 전설 속에 ‘시비와 선악을 판단하는 상상의 동물’로 해치가 등장한다. 해치의 생김새는 사자와 비슷하나 머리에는 뿔이 있으며 목에 방울을 달고 몸 전체는 비늘로 덮여 있다고 알려졌다.

해(獬)는 부정한 사람을 보면 뿔로 받는다는 ‘신통한 양’ 등을 뜻하고, 치(豸)는 ‘웅크리고 노려봄’ ‘풀리다’ 등의 의미가 있다. 영어로는 ‘the unicorn-lion(외뿔 달린 사자)’ 또는 ‘an omniscient mythical beast(모든 것을 다 꿰뚫어 보는 능력을 갖춘 상상의 짐승)’이라고 풀이된다.

해치는 ‘해태’의 원어로 ‘해태 치(廌)’자를 쓰기도 한다. 최근에는 서울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굳히게 되면서 해치라는 원어를 다시 사용하고 있지만 해태라는 말 또한 우리말로써 동일하게 사용해도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태’라는 말은 광화문의 해태상을 세울 때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 광화문의 해태상은 조선 태조 이성계가 수도를 한양으로 옮길 당시 정면에 보이는 관악산의 불기운이 강해 화마를 예방하고자 세웠다고 전해진다.

▲ 광화문이 복원되면서 자리를 되찾은 정문 우편 해태상 ⓒ천지일보(뉴스천지)

예부터 불기운 재앙을 막아주는 영물로 여겨진 해치는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을 구분하는 속성도 지녔다. 심판과 관련된 해치는 후대에 재판관의 옷에 그려지기도 했다.

각 나라에는 해치와 비슷한 신성물이 전해져 오는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조선시대 관리들을 감찰하고 법을 집행하며 사헌부를 지켜주는 상징으로 여겨졌다. 당시 법 관련 기관인 사헌부의 우두머리 대사헌이 입는 관복의 흉배에 해치를 새겼다.

오늘날, 대한민국 국회의사당과 대검찰청 앞에 세워져 있는 해치상은 ‘해치처럼 자신의 마음을 가다듬고 항상 경계하며, 정의의 편에 서서 법을 공정하게 처리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한편 해치는 2008년 5월 13일에 서울을 대표하는 상징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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