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30일 오전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합동군사연습에 참가한 K-9 전차가 기동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출처: 뉴시스)
지난해 8월 30일 오전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합동군사연습에 참가한 K-9 전차가 기동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출처: 뉴시스)

한국당 “실질적 성과 있기를”
바른미래 “북미 화합 시작점”
선거 참패에 대응 기조 변화

[천지일보=이지예 기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야당이 19일 한미훈련 중단 결정에 긍정적인 논평을 내는 등 6.13지방선거 전과 사뭇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날 한미 양국이 오는 8월로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일시 중단하겠다는 발표를 하자 “한미 군 당국의 공조 하에 북한의 핵폐기를 이끌어 내기 위한 결정으로 이해하며, 북핵 폐기를 위한 실질적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며 긍정적인 기조의 논평을 냈다. 

김성원 원내대변인은 이 같은 내용의 논평을 내놓으면서 “말 그대로 일시 중단일 뿐이며 북한이 핵폐기를 위한 가시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언제든 훈련을 재개해야 한다”며 “정부는 한미연합훈련의 부재로 안보 공백이 우려되는 만큼 국민들께서 불안해하시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비핵화와 평화체제 정착을 위한 북미대화를 하는 동안 한미훈련을 중지하고, 북한이 불이행할 경우 훈련을 재개한다는 것은 문재인 정부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합의 불이행 시 훈련 재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도 “이번 중단 결정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로 가는 북미 화합의 시작점이길 바란다”며 긍정적인 기대감을 전했다. 신용현 수석대변인은 “북한도 우리나라와 미국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확인한 만큼 앞으로도 북미회담과 완전한 비핵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다만 “50여 년 간 이어온 UFG 중단이라는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결정 사안이 국민과 국회에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매우 급하게 이루어진 데에 대해서는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보수야당이 대북정책을 두고 이처럼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내용의 입장을 내놓은 것은 지방선거 결과를 의식한 태도로 보인다. 현 정부 대북 안보 정책에 대한 비판 일변도의 공세가 보수야당의 지방선거 참패에 일조했다는 분석이 많은 것과 무관치않다. 

안보 정책 노선을 두고 가장 고민하는 정당은 한국당이다. 홍준표 전 대표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에 대해 ‘위장평화쇼’라며 정부를 몰아세웠지만, 선거 결과는 대패였다. 김성태 권한대행은 지난 15일 비상의원총회 직후 “수구냉전세력으로 비치는 부분을 일대 혁신하겠다”며 “보수·진보 프레임에서 완전히 빠져나오겠다”고 했다가 당내 반발을 사자 “반성하다 정체성을 잃어버리면 안 된다”고 한발 물러섰다. 

한편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깊이 존중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현 대변인은 이날 현안 서면브리핑에서 “한미 양국의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에 따른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조치로 적절한 시점에서 나온 적절한 발표”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북한 역시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상응한 조치를 해줄 것을 기대한다”며 “남북과 북미 정상이 맺은 신뢰 조치는 이처럼 하나하나의 후속조치가 뒤따를 때 결실을 맺게 된다”고 촉구했다.

민주평화당은 “적절한 조치”라고 반겼다. 최경환 대변인은 “이번 조치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에 있어서 남북 간, 북미 간 상호 군사적 신뢰를 쌓는 과정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그는 “한미 군사훈련이 유예되거나 중단한다고 해서 한미 연합방위태세가 느슨해져서는 안 된다”며 “북한 당국도 한미 군사 당국의 군사훈련 유예 조치에 상응하는 군사적 조치를 조속히 취함으로써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도 “한국과 미국이 함께 내딛은 평화의 발걸음에 환영의 입장을 밝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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