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이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 권한대행은 당 혁신 방향으로 “질서있는 중앙당 해체와 혁신을 위한 구태 청산 TF를 동시에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8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이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 권한대행은 당 혁신 방향으로 “질서있는 중앙당 해체와 혁신을 위한 구태 청산 TF를 동시에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8

절차·내용 두고 당내 반발 커
초선의원, 일방 발표에 ‘유감’
한선교 “세력 결집했나 의심”
김성태 “엄청난 대수술 받자”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이 내놓은 혁신안을 두고 한국당이 깊은 내홍에 빠져들고 있다. 당내 반발이 거세지면서 혁신안의 운명 역시 불투명해지고 있다.

전날 김 권한대행이 ‘중앙당 해체’를 포함한 혁신안을 발표한 이후 당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김 권한대행이 혁신안 관철 의지를 강력히 표출하자 소속 의원들로부터 공개적인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등 당내 반발 역시 거세지는 분위기다.

김 권한대행의 혁신안을 비판하는 이들은 당내 의견 수렴 문제를 가장 먼저 꼽고 있다. 당 수습 방안을 놓고 당내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충분한 소통 노력 없이 혁신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는 것이다. 일부에선 비상대책위 차원에서 다뤄야 할 혁신 방향을 당 권한대행이 제시한 것은 월권이라는 시각도 보이고 있다.

정우택 의원은 19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김 권한대행에 대해 “당원들의 총의를 모으지 않고 독단적으로 결정했다”며 “대단히 황당한 행동으로, 이런 독단적 행동은 공당이 아닌 사당의 행태”라고 강력 비판했다.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 모임을 가진 한국당 초선의원 32명은 혁신안의 내용 중 혁신 비대위 구성엔 찬성하지만, 중앙당 해체 방안이 일방적으로 발표된 데 대해선 유감이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혁신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있다.

김 권한대행의 중앙당 해체 카드에 당권 장악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한선교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김 권한대행이) 중앙당 해체와 같은 커다란 플랜을 내걸고 나온 것으로 봐서는 또다시 한국당에 김성태를 중심으로 어떤 세력이 결집해 있는 것은 아닌가. 이 기회가 비주류에서 주류로의 전환하는 계기가 아닌가 염려된다”고 말했다.

중앙당 해체 방안 자체 대해서도 방향은 좋지만, 비현실적이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사실상 지방선거 참패 원인을 놓고도 인식이 엇갈리는 실정이다. 심재철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책을 원내정당, 당 슬림화에서 찾고 있는데, 우리 당이 원내정당이 아니어서, 덩치가 커서 패배했다는 것인가”라며 “반성을 제대로 해도 모자랄 판에 엉뚱한 헛다리짚기나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던 비홍(비홍준표) 측 인사들은 홍 전 대표의 당 운영 방식과 막말 논란을 참패의 주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 권한대행은 당내 반발에 개의치 않고 혁신안을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이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수술 전 몸부림은 있겠지만, 폭넓은 의견을 들어서 대수술을 집도할 명의를 구하고, 모두가 앞으로 엄청난 대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 반발이 계속될 경우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당 해체와 비대위 구성을 위해선 전국위원회 등 의결 절차가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옛 친박(친박근혜) 성향 의원들이 집단적으로 반대할 경우 좌초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혁신안은 김 권한대행에서 비대위의 과제로 넘어가고, 혁신 동력은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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