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여명 시민 모여… “졌지만 그래도 잘 싸웠다”
[천지일보=임혜지·남승우 기자] “아쉽게 졌지만 그래도 잘 싸웠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다음 멕시코전은 꼭 이겼으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스웨덴과의 첫 경기에서 0-1로 석패한 가운데 1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김창환(가명, 30대, 남)씨는 이같이 말하며 아쉬운 내색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는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며 “남은 경기도 거리로 나와서 더 열심히 응원해 저 멀리 있는 우리 선수들에게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한국과 스웨덴의 F조 조별예선 첫 경기가 펼쳐진 이날 붉은 옷을 입고 광화문광장에 모인 3만여명의 ‘붉은악마’는 “대~한민국!”을 목놓아 외치며 누구보다 열띤 응원을 펼쳤다. 시민들은 붉은색 옷을 입고 화려한 머리띠와 태극기 문양 부채, 망토 등으로 치장한 채 경기를 즐겼다.
시민들의 응원 열기는 뜨거웠다. 전반전 경기를 이끄는 한국 선수들을 보며 시민들은 환호와 응원을 멈추지 않았다. 경기 초반 김신욱의 헤딩이 빗나갔을 때는 “아~” “아깝다!” 등의 탄식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이후 스웨덴의 공격이 계속되자 시민들은 두 손을 꼭 쥐고 숨죽여 경기를 지켜봤다. “떨려서 못보겠다”며 화면에서 눈을 돌리는 시민도 있었다.
이날 한국은 스웨덴과 비교적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후반 20분 안드레아스 그라크비스트에게 패널티킥 결승골을 허용하면서 0-1로 아쉽게 패했다.
경기를 지켜본 시민들은 “비록 졌지만 그래도 잘 싸웠다”고 입을 모았다. 16강 진출에 있어 아직 희망이 보인다는 의견도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거리응원을 나온 김혜진(가명, 22, 여)씨는 “생각했던 것보다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기대이상으로 스웨덴의 공격을 잘 막은 것 같다. 조현우 골키퍼가 온 몸을 다해 골을 지키는 걸 보고 감동받았다”고 했다.
태극기를 두르고 있던 공민우(35, 남)씨는 “정말 잘 했는데 상대에게 패널티킥을 내줘 정말 아쉬웠다”며 “멕시코전은 2대 1로 이길 것 같다. 아직 16강 진출의 희망을 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수민(20, 남)씨는 “전날 멕시코와 독일의 경기를 보니까 선수들이 좀만 더 열심히 하면 독일을 이길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며 “평가전 경기에 비해 수비가 많이 안정된 것 같았다. 경기력만 유지한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 대표팀의 16강 진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축구 유니폼을 입고 있던 김홍진(27, 남)씨는 “실망스럽고 아쉬웠다. 예선이랑 평가전이랑 본선 경기력이 다르지 않다는 게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드러났다”며 “선수들의 투지도 부족했고 전략도 부족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롱패스뿐 아니라 세밀한 패스 플레이조차 잘 안됐다”며 “결과적으로 패했기 때문에 연습량과 준비가 부족하다고 볼수 없지 않나”라고 바라봤다.
이어 “아직 두 경기가 남았기 때문에 끝까지 잘했으면 좋겠다”며 “반드시 실수를 보완해서 16강에 진출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대한민국 대표팀은 오는 24일(한국시간) 멕시코와 2차전을 벌인다.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인 독일전은 27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