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시작이 있고 끝이 있게 마련이다. 밑도 끝도 없는 천방지축은 없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모든 것은 천방지축이었다. 이제라도 정신을 차리고 모든 것을 원래의 자리로 되돌리려는 회복의 운동, 광복의 운동이 불같이 일어나야 한다.

한반도는 원래 하나니 하나로 돌려놔야 한다. 아니 온 세계를 호령하던 말발굽소리 진동하던 대륙까지라도 되돌려놔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작은 이 땅에서부터 지역 간 갈등부터 해결되어 하나가 돼야 한다. 빼앗기고 왜곡되고 소실된 역사와 문화도 돌려놔야 한다. 그래서 그 속에 깃든 숭고하고 거룩했던 의식과 정신도 되찾아야 한다.

본지는 일제에 나라도 말도 빼앗겼을 때 생각과 의식과 정신이 먼저 깨어, 마치 소경과 귀머거리와 같은 민족을 깨우고, 또 일제와 맞서 싸우므로 결국 잃었던 나라를 되찾을 수 있었던 당시 독립군과 광복군의 심정으로 이 시대가 아직 찾지 못한 문화 속에 잠들어 있는 우리 선조들의 혼을 되찾는 이 시대의 광복군이 되고자 한다.

이제 월간 ‘글마루’라는 잡지를 발간하므로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으로 역사와 문화 속 선조들의 혜안(慧眼)을 다시 깨닫고, 우리 또한 역사에 근거한 새로운 시대 창조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본지보다 더 훌륭히 선구자적 기질과 의식으로 민족의 현실과 장래를 염려하며 외로운 회복의 길을 걷는 이 시대의 선지자적 위인들을 찾아 알리고 힘을 실어 주는 일에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우리의 고토인 간도, 대마도 되찾기 운동, 독도 지키기, 왜곡된 역사관, 잃어버린 문화재 되찾기 운동 등 수많은 회복 운동이 민간에서부터 일어나고 있다. 이같은 운동은 65년 전 우리가 찾은 광복은 진정한 광복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위의 나열된 내용들로 볼 때 표면적으로도 온전한 광복은 아니었으며, 이면적 정신적으로 볼 때는 아예 광복과는 거리가 멀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예가 있다. 일제치하에서 자라고 배우던 우리의 선배들은 식민생활과 일본글로 배우고 말하는 것이 당연한 줄로만 알았다. 어느 날 의식이 깨어있는 선배로부터 현 상황을 조목조목 배우고 나서야 비로소 내가 살아있다고 생각했으나 죽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는 회고의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깨우침으로 비로소 나라 잃은 설움과 자유와 평화의 참의미를 깨닫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오늘날 우리의 가치관마저도 그 때의 식민사관 속에 아직도 그대로 방치된 채 표류되어 왔으니 아직 우리는 참을 깨닫지 못하는 의식과 정신의 식민지 생활 속에 사실 그대로 머물러 있음을 깨닫자.

이제 깨어나자는 의식계몽운동이 각계에서 분연히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선 안타까운 현실이 여전히 가슴을 아프게 한다. 문제는 오늘날 종교세계다. 너무 미련하고 아둔해 이젠 충고할 마음마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 가운데서도 기독교 세계다.

일부에선 종교화합이 이 나라에선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견해를 내놓는 학자들도 있다. 하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난시적 분석이라고 판단될 뿐이다. 숲을 보고 나무를 봐야 제대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나무만을 보고 숲을 얘기할 순 없다. 우선 이치에 맞지 않다.

나라가 어려울 때 모든 종파가 구국의 일념으로 싸웠다. 하지만 기독교는 때마다 권력 앞에 나약한 존재가 되어 신사참배로 이적의 길을 걸어왔고, 삼선개헌과 삼청교육대를 포함한 정화작업에 선봉에 서는 등 시대마다 선을 추구해야 할 종교가 늘 악과 하나 되어 왔으니 의식이 깨어있는 자들에겐 종교라기보다 하나의 근심거리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권력이 된 기독교는 조공을 하지 않고, 바른 교리 바른 말을 하면 이단이 되고 마녀가 되어 여지없이 사냥을 한다. 오백여년 전 종교개혁이란 미명하에 자기 말을 따르지 않는다고 화형과 참형으로 수많은 신도들을 죽인 칼빈의 제자들이 틀림없다.

그리고도 그 칼빈교는 오늘날 정통이라는 이름으로 영혼을 사냥하고 있다. 그리고 자기들끼리는 권력싸움에 세월이 가는지 오는지도 모른다.

심지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있으나, 권력의 하수인이 되고자 정권의 지시에 의해 탄생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있다. 그런데 이번엔 또 다른 욕심이 생겨 전국 지역별 기독교연합회와 개교회를 대표한다는 연합기구 즉, ‘전국기독교총연합회’ 일명 전기총을 출범한다고 한다. 물론 지목된 대표회장의 부도덕성이 도마에 올라 일단은 무산되었지만 말이다.

이 같은 사실은 종교가 욕심과 권력이 되어 부패한 기독교의 종말을 잘 대변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무지한 백성들은 그 말을 따르고 있다. 아무리 진실과 진리를 말해도 세뇌된 생각은 돌아오질 않는다. 바로 이것부터 제자리로 돌려놔야 한다.

이젠 제발 정신을 차리고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그것만이 온전하고 완전한 회복이요 광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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