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 독일 대 멕시코 경기에서 전반 35분 멕시코의 이르빙 로사노(왼쪽)가 골을 성공시킨 후 환호하고 있다. (출처: FIFA공식홈페이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8
18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 독일 대 멕시코 경기에서 전반 35분 멕시코의 이르빙 로사노(왼쪽)가 골을 성공시킨 후 환호하고 있다. (출처: FIFA공식홈페이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8

독일 ‘디펜딩 챔피언의 저주’ 그림자 드리워져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우리와 같은 F조의 첫 경기에서 멕시코가 독일을 1-0으로 제압하는 최대 이변이 발생했다.

멕시코는 18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전반 35분에 터진 이르빙 로사노의 골에 힘입어 ‘전차 군단’ 독일을 침몰시켰다.

독일이 첫 경기에서 패한 것은 1982년 스페인월드컵에서 알제리에 1-2로 패한 이후 36년 만이며, 첫 경기서 승점을 챙기지 못한 것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우루과이와 1-1 무승부 이후 32년 만이다. 또한 첫 경기 무득점은 1978년 아르헨티나대회 폴란드와 0-0 이후 40년 만이다. 그만큼 독일은 첫 경기에 강했고, 21세기에는 4경기에서 20골 2실점을 할 정도로 폭발적인 화력과 견고한 수비를 자랑할 정도였으나 이날 패배로 7연속 승리도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승리로 멕시코는 1985년 평가전 이후 33년 만에 독일에 승리를 거두는 쾌거를 냈다. 특히 월드컵에서는 독일을 제압한 건 4경기 만이자 40년 만이다. 멕시코는 독일과 월드컵에서 3차례 만나 1978년 조별리그에서 0-6 패배, 1986년 8강전 승부차기 패, 1998년 16강전 1-2 패배로 3전 전패를 당한 바 있다.

이날 전반부터 독일은 멕시코의 역습에 애를 먹었다. 멕시코는 독일의 공격을 끊은 후 하프라인 부근부터 빠른 역습에 나서 독일을 공략했다. 멕시코의 이르빙 로사노(23, 아이트호벤)는 역습 찬스에서 두 번의 기회를 날렸으나 세 번째만은 놓치지 않고 끝내 성공시켜 독일 침몰의 일등공신이 됐다.

전반 35분 ‘치차리토’ 하비에르 에르난데스(30, 웨스트햄)는 로사노에게 빠르게 찔러줬고, 로사노는 페널티 왼쪽에서 볼을 잡아 한 번 접은 뒤 수비수를 제친 후 오른발 강슛으로 독일의 왼쪽 골망을 흔들었다.

뜻밖의 일격을 당한 독일은 만회골에 나섰고, 전반 37분 토니 크로스(28, 레알 마드리드)가 아크 바깥 오른쪽에서 프리킥을 찬 슛이 멕시코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33, 스탕다르 리에주)의 손에 걸린 뒤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나갔다. 오른쪽 상단 구석으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았던 슛을 오초아가 막아내며 거미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독일은 후반 득점을 노리기 위해 공격수들을 줄곧 투입해 공세를 가했다. 수비수 1~2명만 남기고 전원 공격에 가담했으나 실패하며 오히려 빈틈이 생겼고 멕시코가 이를 빠른 역습으로 이용해 독일 문전을 위협했다. 멕시코가 역습으로 3번의 결정적인 찬스가 있었으나 이를 살리지 못했다.

결국 독일은 후반에만 20개 가까운 슈팅을 때리는 일방적 공격에도 눈물을 삼키고 말았다.

브라질(1958년·1962년)의 2연패 이후 56년 만에 야심차게 이를 노렸던 독일은 이날 패배로 ‘디펜딩 챔피언의 저주’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2002년 프랑스, 2010년 이탈리아, 2014년 스페인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생긴 징크스다. 특히 프랑스와 스페인은 1차전에서 패한 충격을 극복하지 못해 탈락했다.

18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독일이 멕시코에 0-1로 패하자 침울해하고 있다. (출처: FIFA공식홈페이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8
18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독일이 멕시코에 0-1로 패하자 침울해하고 있다. (출처: FIFA공식홈페이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8

반면 멕시코는 독일에 이기면서 7연속 조별리그 통과가 유리해졌다. 멕시코가 이기면서 16강을 노리던 우리나라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독일이 멕시코와 스웨덴을 잡아준다는 가정 하에 두 팀을 상대로 최소 1승 1무를 거두는 전략을 세웠으나 이도 여의치 않게 됐다. 곧 스웨덴전 승리가 더 절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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