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러시아월드컵 첫 경기가 치러지는 18일 밤 대한민국은 다시 붉은 함성으로 흔들릴 전망이다. 다인종화 되고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한(韓)민족, 단일민족의 자부심이 강한데다, 축구를 사랑하는 우리 국민은 월드컵이 열릴 때마다 진풍경을 연출한다. 

2002년 월드컵 주최국인 대한민국 국민이 보여준 응원전은 월드컵 4강보다 국제사회의 이슈였다. 광화문광장의 응원을 지켜본 외국인들은 너무나 질서정연하고, 하나 된 우리 국민의 응원을 보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런 응원전을 월드컵 때마다 볼 수 있다는 것은 자랑스럽고 행복한 일이다. 

뜨거운 월드컵 응원전과 달리 그간 응원 뒷모습은 별로 아름답지 않았다. 이기면 이겨서, 지면 져서 벌어지는 술판과 쓰레기 때문이다. 특히 지고 난 다음에는 쓰레기를 처리하지 않고 가는 사람이 더 많았다고 한다. 지난 월드컵 때는 이때다 싶어 집에 있는 쓰레기까지 가져와서 버리고 가는 사람도 있었다고 하니 수준이하의 시민의식이 실망스러울 뿐이다. 

세계 역사를 보면 문화가 앞선 나라가 세계를 지배했다. 바빌론, 그리스-로마, 스페인, 영국 등을 보면 당대 가장 앞선 문화를 지닌 나라였다. 세상을 다스리고 통치하는 건 단순히 돈이나 군사력이 아닌 문화의 힘이라는 것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대중문화이긴 하지만 한류로 인해 한국과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은 우리에겐 많은 것을 시사한다.

한국의 월드컵 응원 열기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볼거리다. 꼭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인의 높은 문화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기도 하다. 이번 월드컵 응원전 뒤에는 ‘쓰레기’가 아니라 ‘쓰레기 없는 응원장’이 이슈가 될 수 있도록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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