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출처: 연합뉴스)
국방부. (출처: 연합뉴스) 

일부 매체 “군사회담 때 논의”
국방부 입장자료 “사실 아니다”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남북 군사 당국이 군사분계선(MDL) 인근 지역에 전진 배치된 장사정포를 후방으로 철수하는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방부는 이를 공식 부인하고 나섰다.

일부 매체에 따르면 지난 14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린 제8차 장성급군사회담에서 북한의 장사정포를 후방으로 철수하는 문제가 회담 의제로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남측은 4.27 판문점 선언의 군사 분야 합의를 이행하는 차원의 여러 안을 제안하면서 이 가운데 하나로 북한 장사정포를 MDL에서 30~40㎞ 후방으로 철수하는 안을 북측에 제시했다는 것이다.

이에 북측은 ‘상호주의’ 원칙을 내세워 남측과 주한미군의 동일 조치를 요구했다는 설명이다. 북한이 지목한 남측과 주한미군의 전력은 장사정포 공격에 대응하도록 배치된 155㎜ 자주포, 주한미군의 다연장로켓(MLRS), 전술지대지 미사일(ATACMS), 신형 M1에이브럼스 전차 등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 같은 보도에 대해 17일 오전과 오후 잇따라 입장자료를 내고 “이번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우리 측이 북 장사정포 후방 철수를 제안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장사정포 후방 배치와 관련해 논의된 바도 없다”고 부인했다.

장사정포는 북한의 170㎜ 곡산형 자주포인 M-1978/1989와 240㎜ 방사포인 M-1985/1989/1991 시리즈와 함께 2013년 이후 등장한 300㎜ 방사포인 KN-09를 통칭하는 포병전력이다.

북한이 과거 남한을 위협할 때마다 ‘서울 불바다’를 언급했는데,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수단이 장사정포다. 북한이 유사시 1000여문에 달하는 장사정포를 일제히 쏠 경우 이론적으로 시간당 2만 5000발의 포탄을 수도권에 퍼부을 수 있다.

MDL 지역에 집중 배치된 북한의 장사정포는 60㎞가 넘는 사거리로 서울과 수도권에 최대 위협으로 꼽혀왔다. 이 같은 장사정포를 후방 지역으로 뺄 경우 남북 군사긴장 완화에 결정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방부가 이 같은 논의가 군사회담에서 없었다고 부인함에 따라 향후 남북 군사회담 진행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4.27남북 정상회담에서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로 합의한 만큼 추후 언제라도 수도권 최대 위협인 장사정포 후방 철수 문제가 군사회담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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