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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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지키는 순교자기념일, 참혹하게 희생된 순교자 조명
예수 그리스도부터 시작 대한민국까지 천국복음 전하다 희생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기독교 신앙을 설명하면서 빠질 수 없는 존재들이 있다. ‘순교자들’이다. 기독교의 근간이 되는 예수 그리스도를 시초로 제자들과 초대 기독교인들은 후대에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순교’를 불사했다. 그들의 전파함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기독교는 존재할 수 없었다.

한국교회 각 교단은 ‘순교자’를 기념하는 날을 제정해 지키고 있다. 오는 24일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과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가 순교자기념주일을 지킨다. 예장합동은 25~30일까지는 순교자들의 기념하는 기간으로 삼았다. 예장 통합은 이미 지난 10일 순교자기념일을 지켰고,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는 사순절 넷째 주를 순교자기념일로 지키고 있다.

각 교단들은 초대교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순교자들을 재조명하며 그들의 복음 전파 노력을 기념하고 있다.

예장합동 총회가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기독교는 출발부터 순교로 시작됐다. 가장 먼저 예수 그리스도가 복음을 전파하다가 십자가형에 처했다. 예수의 제자와 사도들도 마찬가지였다. 요한의 형인 야고보는 주후 44년에 목베임을 당했다. 빌립은 십자가형, 마태는 도끼로 죽임을 당했고, 다른 야고보는 돌과 몽둥이에 맞아 죽임을 당했다. 맛디아‧안드레‧마가‧베드로‧바울‧유다‧바돌로매‧도마‧누가‧시몬은 모두 죽임을 당했다. 예수와 사도들의 순교 이후에도 로마제국 내에서도 박해와 순교가 계속됐고, 로마황제들에 의한 10번의 대박해와 순교가 있었다.

세 번째 박해자로 알려진 트리아누스 황제 치하에서는 수천명의 기독교인들이 매일 순교를 당했다. 이 시기에 안디옥의 유명한 감독인 이그나티우스는 4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원형경기장에서 야수의 먹이로 순교를 당했다. 서머나의 폴리갑도 화형을 당했고, 칼타고의 키프라누스는 참수형을 당했다.

◆중세시대 순교자들의 참상

부패한 로마 가톨릭에서 분리돼 개신교를 형성한 독일의 신앙인들도 종교개혁 기간 수많은 희생을 당했다.

교황은 개신교도들을 제거하기 위해 카를 황제에게 20만 크라운의 현금을 제공했다. 또 보병 1만 2000명과 마병 5000명을 동원토록 했다. 교황은 6개월 동안 전비를 지원하고, 성직자의 절반의 수입을 전쟁 기간 동안 황제가 수령하도록 지시했다. 이때 순교자들은 ▲반쯤 교살하다가 회복시킨 뒤 똑같은 짓을 반복하기 ▲입속에 화약 봉지를 잔뜩 달아놓고 불을 붙여 폭파시키기 ▲팔 하나를 오랫동안 매달아 탈골시키기 ▲뜨거운 오븐에 굽기 ▲칼로 자르기 ▲몸 쪼개기 ▲익사시키기 ▲뼈 부수기 ▲톱으로 발 다리 자르기 ▲발꿈치를 묶어 놓고 길거리에 끌고 다니기 등 군대로부터 처참한 형을 받았다.

프랑스에서는 1572년 성 바돌로매 축일 때 파리로부터 전역에 걸쳐 대학살이 발생했다. 오를레앙에서 1000명, 루앙에서는 6000명, 리옹에서는 800명, 멜디트에서는 200명이 살해당했다.

네덜란드에서도 교황이 황제를 동원해 개신교 박해가 시작됐다. 벤델리루타라는 과부는 가톨릭으로의 개종을 강요당했지만 끝까지 거부해 재산을 몰수당하고 화형됐다. 개신교 목사 2명이 화형당했고, 니콜라스라는 상인은 자루에 묵인채 강물에 던져졌다. 한 학생은 광대옷을 입힌 채 시장에서 화형시켰다. 잘츠부르크의 목사인 게오르게 세어테어는 참수형을 시킨 후 화형을 시켰다.

◆한국 개신교 순교 현장

한국 개신교 순교의 시작은 1886년 제너럴 셔만호를 타고 대동강에 도착한 토마스 선교사였다. 그는 평양의 관원에게 잡혀 참수 당했다. 두 번째 순교자는 만주의 로스 목사와 한국어 성경번역에 가담한 백홍준이었다. 그는 언더우드, 마펫, 게일 선교사들의 안내자로 관서 지방 등을 순회 전도하다 1892년 의주에서 체포돼 1893년 옥중에서 순교했다.

일제 강점기 때에도 다수의 장로교 목회자와 교인들이 신사참배를 하며 정절을 버렸음에도 일부 개신교인들은 옥중에서 순교하면서도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장로교에서는 최봉석, 주기철, 김선두, 주남선, 손양원 목사가 목숨을 잃었다. 감리교에서는 이영한, 강종근, 권원호, 최인규 목사 등이 신앙의 정절을 지켰다. 성결교회에서는 박봉진, 김연 목사 등이 희생됐다. 청주 서성도, 경남 최상림, 목포 박연세 목사와 김창옥 장로 등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교회는 이처럼 목숨을 버려가면서 신앙을 지킨 순교자들의 행적을 기념하고 있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 있다. 이 순교자들이 전하고자 했던 것은 결국 ‘천국복음’이라는 사실이다.

신약성경 기록에 따르면 예수 그리스도는 부활 승천할 당시 예수를 따른 신앙인들을 향해 ‘땅끝까지 내 증인이 되라’ 했고, ‘천국복음이 땅끝까지 전파돼야 끝이 온다’는 말도 남겼다.

순교자기념일을 지키고 예배를 드리는 것도 의미가 있다. 그러나 순교자들은 그들이 목숨을 버려가며 남긴 유언과도 같은 ‘성경’에 담긴 참 뜻을 ‘순교의 정신’으로 깨닫고자 하는 신앙인을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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