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채용비리 의혹으로 검찰 기소된 전현직 행장들. 왼쪽부터 박인규 전 DGB금융 회장 겸 대구은행장, 성세환 전 BNK금융 회장 겸 부산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7
금융권 채용비리 의혹으로 검찰 기소된 전현직 행장들. 왼쪽부터 박인규 전 DGB금융 회장 겸 대구은행장, 성세환 전 BNK금융 회장 겸 부산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7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지난 8개월간 금융권을 흔들었던 시중은행 채용비리 사태가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로 이제 법정으로 향하게 됐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기소 대상에서 빠졌지만 함영주 하나은행장,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성세환 전 BNK금융 회장 겸 부산은행장, 박인규 전 DGB금융 회장 겸 대구은행장 등 전·현직 행장들이 법정에 서게 됐다. 일단 금융당국은 1심 판결을 지켜본 후 징계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검찰 기소 내용에 놀랄만한 내용은 없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모양새다. 전현직 4명의 행장들은 앞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기에 기소 역시 예견된 일이었다.

하나금융과 KB금융은 가장 우려했던 회장에 대한 기소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 일단 한숨을 돌렸다. 이번 검찰 발표가 중간 수사결과라는 이름으로 나왔고 추후 채용비리 유죄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은행권은 채용비리 사건이 본격적으로 법원에 넘어가면서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못한 채 숨죽이고 있다.

채용비리 사태는 지난해 10월부터 은행권의 뜨거운 감자였다. 시발점은 심상정 의원이 우리은행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하면서부터다. 당시 이광구 행장은 곧바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뒤이어 금융감독원이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 등 5개 은행을 검사하면서 채용비리 의심 사례를 적발해 검찰에 넘겼다.

여기에 최흥식 전 금감원장의 하나금융 사장 시절 채용 청탁 논란이 나오면서 더욱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결국 금감원 수장이 1년도 채 안 돼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금감원 특별검사단이 채용비리 재검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이 남녀 지원자 합격선을 달리 둔 것이 확인되면서 여성단체의 비난도 거세졌다.

이같이 현직 임원이 줄줄이 기소된 상태에서 은행이 제 궤도에 다시 오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남았다. 특히 하나은행의 경우 이례적으로 현직 행장이 기소된 상태라 경영 차질 우려가 제기된다. KB금융은 HR총괄 상무가, 부산은행은 경영지원본부장이 각각 구속 기소된 상태다. 기소되더라도 현직을 유지할 수는 있지만 유죄 판결 시 곧바로 공석이 될 수 있다. 또 각종 인허가 과정에서 금융당국으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일단 금융당국은 1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 징계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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