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남도 거제시 둔덕면에 위치한 ‘거제 둔덕기성’전경 (사진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경상남도 거제시 둔덕면에 위치한 ‘거제 둔덕기성’이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09호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청장 이건무)이 이 같은 내용을 24일 밝혔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거제도 서편에 있는 사적 제509호 둔덕기성(일명 폐왕성)은 7세기 신라시대 성의 축조 수법을 알려주는 중요한 유적이다. 특히 성벽은 삼국시대 처음 지어졌으며, 고려시대에 보수돼 축성법의 변화를 연구하는 목적으로 가치가 크다.

유적은 인화문 토기, 상사리 명문기와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돼 신라 문무왕대 설치된 상군(행정도시 성격) 및 경덕왕대 거제군의 치소성(현재 군청 소재지)으로 추정된다. 고려사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문헌에 따르면 고려 의종(1146~1170)이 3년간 거제도에 유배됐고 조선 초 고려 왕족들이 유배된 장소다.

이 성은 당초 의종이 거제도로 유폐된 후 축성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표조사, 시굴·발굴조사와 학술 세미나 등을 통해 신라시대에 처음 쌓은 것으로 밝혀졌다.

동문 터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현문식’ 구조로 성벽의 외면에서 바라볼 때 눕힌 디귿자(凹) 형태다. 체성의 축조수법은 다른 산성에 비해 짜임새가 있으며 집수지의 규모 등을 볼 때 관방·치소·유배지 등의 기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규모는 전체둘레 약 526m, 장축과 단축이 각각 약 200m, 약 125m이다.

한편 성은 고려 의종의 유폐지로 알려져 ‘폐왕성’이라 불렸으나 이 명칭은 1934년 일제강점기에 발간된 <통영군지>에 처음 언급됐다. 문화재청 측은 “더 오래된 문헌인 <신증동국여지승람(1530)> 32권 거제현 고적조 등에는 ‘둔덕기성’이라고 기록돼 성곽의 역사성과 거제도의 정체성이 잘 나타난 ‘거제 둔덕기성’으로 명칭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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