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몰표였다. 6.13지방선거의 하이라이트인 시·도지사 선거에서 총 17곳 중 무려 14곳에서 민주당이 낙승했다. 국회의원 재보선에서도 민주당이 압승을 거뒀다. 자유한국당은 대구·경북에서만 겨우 자리를 지켰다. 그 외 야당은 완패했다. 

남북정상회담의 성공과 북미정상회담으로 대통령의 인기가 75%대를 웃도는 상황에서 예상한 결과였지만, 그래도 막상 현실로 나타나니 야당은 매우 당혹해하는 모습이다. 이번 선거는 동서 논리도 무너뜨린 역대 최대 여당 몰표였다. 드루킹, 여배우스캔들, 미투 등 여당을 압박하던 모든 카드도 여당 후보에 대한 지지기반을 흔들진 못했다. 이번 선거 결과로 보수뿐 아니라 야당이 모두 심판을 받았다는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민심은 여당의 문제점까지라도 끌어안고 가겠다는 모양새다. 

12년 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전국 16곳(세종 제외)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2곳을 휩쓸었다.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은 전북에서만 1곳을 차지했고, 광주와 전남 2곳은 민주당이 차지했다. 그랬던 민주당이 촛불혁명으로 정권을 잡고 지방선거에서 유례없는 대승을 거뒀다는 것은 인생사 새옹지마(塞翁之馬)임을 실감케 한다. 10년 터울로 진보-보수의 정권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현실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결과다. 

그러나 여당은 대통령의 인기를 등에 업고 얻은 결과에 만용을 부려선 안 된다. 현재 청년실업률은 최악이고, 경기지표도 바닥이다. 일부 후보는 당선은 됐지만 여러 논란을 안고 있다. 여당 또한 무수한 약점을 안고 있는 만큼 자중해야 하고, 어쩌면 다시없을 기회를 정말 국민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견제 세력이 없는 권력은 위험하다. 너무 한 쪽으로 치우쳐 날기도 전에 추락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기우이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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