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방선거는 물론 국회의원 재보선에서도 압승했다. 재보선 지역구 12곳 가운데 11곳에 후보를 냈으며 후보를 낸 모든 지역구에서 승리했다. 이런 사례는 과거에도 보기 어려운 ‘완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로써 더불어민주당 의석수는 모두 130석으로 늘어났다. 여당으로서 원내 1당의 지위도 더 확고해졌다. 국회의장은 물론이고 상임위원장 배분에서도 훨씬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

민주당에겐 축하할 일이지만 이런 결과가 자칫 국회 운영에서 더 어려운 상황을 맞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여론의 전폭적인 지지를 확인하면서 130석의 원내 1당으로 거듭난 민주당이 자칫 ‘여당 독주, 야당 패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의석수가 20석 가까이 벌어지는데다, 여당에 우호적인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그리고 일부 무소속 의원을 더할 경우 국회 전체의석의 과반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법률안이나 예산심의에서 독주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과반 의석에 대한 집착으로 당세를 더 불리거나 또는 여당의 독주로 이어진다면 국회는 더 어려운 국면으로 갈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자유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이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이 민주당에 힘을 더 실어 준 것은 여당이 더 책임 있게 국회운영을 하라는 뜻이다. 야당을 무시하거나 패싱하라는 것이 아니다. 야당을 더 큰 힘으로 견인하고 손을 잡아주라는 뜻이다. 문재인 정부의 집권 2년차는 국회의 뒷받침이 국정수행 성공의 요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국회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지난달 29일로 임기가 만료된 20대 상반기 국회의장은 물론 상임위원장들도 모두 공석인 상태이다. 국회가 그대로 멈춰서 있는 셈이다. 선거가 끝났으니 이제 원구성 협상이 이뤄지겠지만 언제쯤 타결이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힘을 받은 민주당이 다시 야당을 압박하는 형국이 된다면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마침 민주당이 새 지도부 구성을 앞두고 있다. 차기 총선까지 지휘해야 할 새 지도부가 될 것이기에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할 것이다. 그러나 차기 총선도 중요하지만 당장 국회를 반듯하게 세우는 일도 지체할 수 없는 일이다. 언제까지 ‘강대 강’ 대치로 시간을 보낼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국회의 대치국면을 그대로 둔 채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것이 민주정치의 방식이다. 그렇다면 차기 지도부 선출 이전까지라도 민주당 지도부의 각별한 의지가 필요하다. 지금이야말로 ‘협치의 방정식’을 풀어내야 할 타이밍이다. 혹여 그 반대로 민주당 압승의 동력이 국회에서 ‘야당 패싱’으로 이어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제 선거가 끝났으니 힘을 받은 여당부터 국회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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