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이중처벌은 인권의 침해
[인권칼럼] 이중처벌은 인권의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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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교수 

 

법을 위반하면 책임을 지고 제재를 받는다. 민사법에서는 손해배상책임을 지고 형사법에서는 형벌을 받으며, 행정의 영역에서는 대표적으로 과태료 등을 처분 받는다. 어떤 형태로든 법을 위반하면 제재를 받게 되어 있지만, 그중에서도 신체·재산에 관련된 처벌을 받는 형벌이 법적 제재로서는 가장 강력하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형벌은 아니지만 성범죄에 있어서 전자부착장치를 부과 받는 보안처분이나 신상정보공개제도, 또는 치료감호 등은 형벌에 못지않게 강력한 효과를 갖는 형사법적 제재수단이다. 그래서 동일한 범죄행위에 대해 형벌 외에 보안처분을 부과하는 경우 이중처벌이란 논란에 빠지게 된다.

이미 성범죄자 등에 대한 신상공개제도나 전자부착장치제도는 헌법재판소에 의해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결정이 나왔다. 신상공개제도나 전자부착장치가 비록 범죄자의 행위에 대해 형벌이란 처벌에 이어 부과되는 일종의 형사제재임에는 틀림없으나, 헌법에서 형벌과 보안처분은 구분하고 있고, 신상공개제도나 전자부착장치제도도 법원이 재판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적법절차원칙에도 반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이렇게 부가적 형사제재가 보안처분에 해당한다면 이중처벌이라 볼 수 없기 때문에 위헌결정을 내리기가 어렵다.

우리나라 헌법에 보안처분이 형벌과 구분돼 명문화된 것은 1972년 개정헌법에서부터이다. 헌법에 보안처분 법정주의가 규정되면서 여러 특별법에 보안처분이 규정됐는데, 대표적인 법률이 1980년 제정됐던 사회보호법이었다. 이 법률에는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전과자를 사회로부터 격리해 개선시키려는 보호감호, 책임무능력자나 약물중독자 등의 범죄인을 치료시설에 격리해 개선을 도모하는 치료감호, 그리고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범죄인을 사회에서 지도하고 원호하는 보호관찰 등 세 가지 보안처분이 있었다.

사회보호법상 보호감호처분은 자유박탈적 보안처분으로 형벌과 함께 부과되면서 형벌이 연장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왜냐하면 범죄자는 법원으로부터 유죄판결과 함께 보호감호처분을 받게 되면 교도소에서 복역한 후 다시 보호감호처분에 따라 보호시설에 수용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보호감호시설은 교도소와 유사한 구조와 기능을 가진 수용시설이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교도소에 수감된 것과 동일한 효과를 가져와 이중처벌에 해당한다고 헌법재판소가 결정했다. 이로 인해 사회보호법은 폐지됐다. 그 대신 재범의 위험성이 있어서 특수한 치료와 교육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범죄자에 대한 치료감호를 실시하는 치료감호법이 제정돼 시행됐다.
형벌은 인간의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지만, 그 제한이 합리적이고 적정할 때 허용되는 것이다. 범죄행위에 비해 과도한 형벌은 오히려 인권을 침해하며 법치국가원리를 위반한다. 헌법 제12조 제1항의 후문은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과 보안처분을 받지 아니한다고 했다. 또한 헌법 제13조 제1항 후문은 동일한 범죄에 대해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고 했다. 이렇게 헌법이 동일한 범죄에 대해 이중처벌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은 형벌제도를 오·남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과 형벌만으로 우리 사회를 범죄로부터 방어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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