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체제 전환, 진로 ‘안갯속’
향후 당권 놓고 내홍 커질 듯
15일 당 수습 방안 윤곽 예상
당대당 통합에 “납득 못해”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6.13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14일 선거 참패에 따른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다.
이날 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는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각각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양당 모두 당의 차기 지도체제 등 진로를 놓고 비상상황을 맞게 됐다.
한국당은 홍 대표의 사퇴에 따라 김성태 원내대표의 대표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이날 홍 대표는 서울 여의도 한국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로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며 “부디 한마음으로 단합하셔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정당으로 거듭나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그러면서 “우리는 참패했고, 나라는 통째로 넘어갔다. 모두가 제 잘못이고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국민 여러분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했다.
홍 대표와 함께 당 지도부도 전원 사퇴했다. 한국당 공보실은 홍 대표와 함께 지도부가 전원 사퇴했다고 밝혔다. 당 대표 궐위 시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을 맡도록 한 당헌 제30조에 따라 김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직을 수행하게 됐다. 김 권한대행은 15일 오후 2시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당 수습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당의 진로는 안갯속에 든 형국이다. 조기 전당대회를 치를 경우 차기 당권을 둘러싼 심각한 내홍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홍 대표가 재신임을 명분으로 조기 전대에 다시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선거 패배 책임론과 함께 친홍(친홍준표)과 비홍(비홍준표) 등 당내 계파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크다.
바른미래당은 유 공동대표가 사퇴함에 따라 우선 박주선 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유 공동대표는 사퇴 기자회견에서 “대표직에서 물러나 성찰의 시간을 갖고, 저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다시 시작하겠다”며 “대한민국이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할지 새로운 비전과 정책을 고민하겠다”고 말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바른미래당은 박주선 대표 체제로 계속 갈지 아니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할지 등을 조만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박 대표와 유 공동대표, 손학규 상임선거대책위원장, 안철수 전 서울시장 후보가 오찬 회동을 가질 예정이어서 이 자리에서 당의 진로에 대한 윤곽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당대당 통합은 쉽지 않아 보인다. 바른미래당 내부의 세력 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데다 한국당과의 감정의 골이 깊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유 공동대표도 한국당과의 당대당 통합 가능성에 대해 “폐허 위에서 적당히 가건물을 지어서 보수의 중심이라고 얘기해서는 국민이 납득하지 않을 것”이라며 “폐허 위에서 제대로 집을 짓기 위해 백지상태에서 시작하겠다”고 말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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