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연합뉴스) 남북장성급회담 수석대표를 맡은 김도균 국방부 대북정책관(왼쪽)이 14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장성급군사회담에서 안익산 북측 수석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남북장성급회담 수석대표를 맡은 김도균 국방부 대북정책관(왼쪽)이 14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장성급군사회담에서 안익산 북측 수석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회담장 ‘화기애애’ 성공의지 다지는 남북장성

과거 회담서 식수한 소나무 사진 보여주기도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장성급 군사회담 남북 수석대표는 14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만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열린 제8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에서 장성급 군사회담 남북 수석대표는 4.27 판문점 선언 이행 의지를 보이며 좋은 성과를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국방부 대북정책관(육군 소장)은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오랜만에 개최되는 회담인 만큼 성과 있게 해야 하겠다”면서 “흔들림 없이 판문점 정신을 이어받아 대화를 나누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절기상 망종이었다. 아마 농사 일정상 가장 중요하고 바쁜 시기”라며 “특히 곡식의 종자를 뿌려서 가을에 수확을 준비하는 바쁜 시기인데 그런 시기에 남북 군사 당국이 한자리에 모여 가을수확을 기대하면서 이런 회담을 하게 된 것에 대해 굉장히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또 혼자가 아니라 서로 함께 힘을 모으자는 뜻의 고사성어인 ‘줄탁동시’를 언급하며 “남북 군사당국이 협력해 노력한다면 좋은 결과를 충분히 맺을 수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군사당국의 만남은 한 번에 끝날 대화가 아니다”며 “상대를 배려하고 신뢰하는 분위기 속에서 회담을 이어가야 다음 대화의 과정이 정말 순조롭게 성과 있는 회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육군 중장(우리의 소장)은 거친 풍파를 이겨내는 소나무 정신을 거론하며 “우리 만남은 절대 역풍이 되지 말자. 오히려 선두주자가 되자”면서 “우리 회담이 판문점 선언을 이어간다는 정신으로 회담 정신은 소나무 정신으로 회담 속도는 만리마속도로 회담 원칙은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역지사지의 원칙으로 하자”고 화답했다.

안 중장은 “군부를 통틀어 군인 중에는 김 소장이 가장 먼저 판문점 분리선(군사분계선)을 넘은 군인이 아닌가 싶다”며 “기네스북에 기록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부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또 “북남 회담을 할 때 북측 대표단의 표정을 보면 그 회담을 알 수 있다고 한다”며 “인상이 굳어지면 회담 결과는 나쁘고 저처럼 환히 웃으면 회담 결과가 좋다고 하는데 좋아 보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앞서 김 소장을 비롯한 남측 대표단이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오전 9시 35분께 회담이 열리는 북측지역 통일각에 도착하자 안 중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 5명이 로비에서부터 영접했다.

북측 대표단은 안 중장, 육군 대좌(우리의 대령) 2명, 해군 대좌 1명, 육군 중좌(우리의 중령) 1명 등 5명이었다.

북측은 남측 대표단 자리에 1992년에 체결된 정치·군사분야 남북기본합의서 책자를 올려놓았다. 안 중장은 이날 모두발언 말미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당시 식수를 했던 소나무의 현재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편 장성급 회담은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에 7회 열렸다. 2007년 12월 12~14일 회담이 가장 최근으로 약 10년 6개월 만에 5대5 형식으로 재개돼 이날 진행된 오전 회의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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