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홍수영 인턴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가 13일 제7회 지방선거 투표가 종료된 가운데 서울 여의도 한국당사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지상파 3사 출구조사를 보며 침묵을 지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3
[천지일보=홍수영 인턴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가 13일 제7회 지방선거 투표가 종료된 가운데 서울 여의도 한국당사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지상파 3사 출구조사를 보며 침묵을 지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3 

최종 개표 결과 민주 ‘압승’
‘정권 심판’ 프레임 안먹혀
전략부재 속 표심에 역행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문재인 정부 첫 전국단위 선거인 6.13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의 완승으로 끝났다.

14일 최종 선거 개표 결과 광역단체장은 민주당 14곳, 자유한국당 2곳, 무소속 1곳에서 승리했다. 국회의원 재보선 승리는 민주당 11곳, 한국당 1곳에서 가져갔다. 기초단체장 226곳의 경우 민주당 151곳, 한국당 53곳, 민주평화당 5곳, 무소속 17곳으로 각각 집계됐다.

민주당의 완벽한 승리인 동시에 보수야당의 참혹한 패배다. 사실상 전패한 바른미래당은 물론, 광역단체장 2곳과 국회의원 1곳 등을 얻는 데 그친 한국당은 거의 ‘쪽박’ 수준이다. 현 정부 중간평가 성격을 지닌 지방선거에서 이처럼 야당이 깨지는 일은 이례적이다. 역대 지방선거에선 집권여당이 주로 패배했었다.

야당의 참패는 이미 예고된 결론이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70~80%대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해 야당의 정권 심판론 프레임이 전혀 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야당의 전략은 부재했고, 오히려 민심 역주행으로 역풍을 자초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잇따라 강성 발언을 넘어 막말 논란을 일으켰다. 투표 직전에 불거진 정태옥 전 대변인의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살고 망하면 인천 산다)’ 발언 논란은 ‘화룡점정’이었다. 홍 대표는 국민 여론의 평가가 긍정적인 남북정상회담 등 남북관계 현안에 대해서도 줄곧 비난 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민주당이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난 각종 여론조사에 대해서도 “왜곡”이라고 평가 절하하는 등 민심과 동떨어진 행보로 일관했다.

선거 결과는 결국 ‘여당 심판’이 아닌 ‘야당 심판’으로 귀결됐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한국당은 국민의 바람이나 세계정세 질서 변화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자신들이 탄핵을 당한 상황에서도 여론조사조차 조작이라고 하면서 사실상 국민에게 맞섰다”며 “(이번 선거 결과는) 탄핵 대선 패배 이후 반성과 혁신, 변화를 하지 않은 데 대한 당연한 심판이라고 봐야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보수의 중심축이었던 한국당은 입지가 크게 흔들릴 처지에 놓였다. 보수 궤멸에 가까운 선거 결과로 인해 향후 보수 재편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홍 소장은 “한국당은 인적청산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결국 보수 유권자의 민심을 잡는 주도적인 세력으로 살아남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집권여당은 향후 국정 운영에 있어서도 주도권을 쥐게 됐다. 보수 성향이 강한 경기도와 부산, 경남 광역단체장까지 차지하면서 지방권력을 ‘접수’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할 든든한 지원군을 확보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재보선 지역구를 석권하면서 민주당은 제1당 지위를 굳건히 지킨 것은 물론 원내 지형에서도 유리한 구도를 점하게 됐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지방선거 압승으로 독주 체제를 굳힌 여당이 앞으로 야당의 견제 기능 상실로 인해 독선과 독주의 함정에 스스로 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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