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스님들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참회정진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4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스님들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참회정진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4

“8월까지 대안 마련 불가능”
조계종, PD수첩 대응 본격화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핵심 인사들을 겨냥한 각종 의혹이 공중파 방송을 타며 논란이 되고 있다. 비난이 거세지자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해명과 함께 교권 수호를 위한 ‘교권자주 및 혁신위원회’를 가동시켰다. 교권자주혁신위 출범에 대해 스님과 불자들, 그리고 국민은 어떻게 생각할까?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만난 스님과 불자들은 회의적인 시각이 짙었다.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만난 불자 하연자(55, 서울 종로구)씨는 “설정스님은 지난 10월 총무원장 선거과정에서부터 빠른 시간 안에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들을 해명을 밝히겠다고 거듭 말해왔다”면서 “하지만 지금까지 변명만 하고 해명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하씨는 “해명할 수 있었다면 벌써 했었을 것”이라며 “앞으로 3개월 밖에 안 남았다. 이것은 시간 끌기 작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조계사 인근을 지나던 시민 백상혁(34, 서울 중구)씨는 “위원회를 출범시킨 것은 변명할 거리를 찾으려고 만든 것 같다”고 추측했다. 또한 “조계종을 대변하는 언론들이 의혹 해명을 하도록 도와줘야 하는데 도리어 방해가 될 거 같다”며 “이번 계기로 불교가 깨끗한 종교로 거듭날 수 있도록 언론부터 도와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계사 인근에서 1시간여 동안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교권자주혁신위 출범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만나지 못했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스님들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참회정진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4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스님들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참회정진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4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참회정진을 이어가는 스님들은 교권자주혁신위가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해명하지 못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조계종 적폐청산을 외쳐온 허정스님은 “의혹 당사자인 스님들은 종단과 종도를 생각하는 애종심도 없고, 욕심 많은 사람들”이라며 “종단이 무너져도 자기네들만 살면 된다는 식으로 위원회를 만든 거 같아 착잡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스님은 “이번에 문제가 되는 스님들이 과감하게 사퇴하고 새로운 사람들이 올라가야지 조계종의 자정능력이 해결될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앞서 교권자주혁신위는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1차 회의를 열고 오는 8월 30일까지 ▲MBC 방송에 대한 교단 자주권 수호 ▲제기된 의혹 규명 및 해소 ▲종단 제도 혁신 등의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회의에서 설정스님은 “자정과 혁신을 스스로 이뤄내고 수행하는 종단으로 바로 서는 데 앞장서겠다”며 교권자주혁신위에 전권을 위임했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을 지나던 시민이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4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을 지나던 시민이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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