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경기 부천시 소재 투표소에서 한 노인이 지팡이를 이용해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사진: 독자제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3
13일 경기 부천시 소재 투표소에서 한 노인이 지팡이를 이용해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사진: 독자제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3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투표소가 있는 어린이집 2층으로 올라가는 길은 높은 계단으로 돼 있었는데 할머니 한 분이 지팡이를 쥐고 힘겹게 내려오고 계시더라고요. 어르신이 많은 지역인데 왜 이런 곳에 투표소를 설치했는지 의아했어요.”

경기도 부천에 거주하는 A씨는 6.13 지방선거 당일인 13일 투표를 위해 방문했던 경기 부천의 한 투표소에 대해 “어르신을 위한 배려가 부족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A씨는 “계단 사이에 턱도 있었고 높이도 높았다”면서 “어림짐작해도 30개 이상인 계단을 노인 혼자 힘겹게 내려오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층에는 장애인을 위한 임시투표소가 있었지만 안내표지판도 없었고 담당자의 안내도 없어 무용지물로 보였다”며 “한 할머니가 ‘다음번에는 이런 곳에 (투표소를) 만들지 말고 평지에 했으면 좋겠다’고 불편사항을 말했지만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은 별일 아닌 듯이 대했다”고 지적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자료를 참고한 결과 해당 투표소는 2층에 위치해 있음에도 승강기나 장애인통로가 없었다.

경기 부천시 소재 한 투표소에 승강기와 장애인통로가 ‘없음’을 나타내고 있다.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3
경기 부천시 소재 한 투표소에 승강기와 장애인통로가 ‘없음’을 나타내고 있다.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3

장애인이나 계단 이용이 어려운 시민을 위해 마련한 임시투표소가 1층에 마련돼 있었지만 안내하는 사람이 없어 찾기 쉽지 않았고 안내판도 없었다는 것이 A씨의 지적이다. 또한 안내가 없다보니 노인뿐 아니라 장애인도 해당 투표소에서의 투표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A씨는 예상했다.

이에 대해 김지학 한국다양성연구소 소장은 “2008년도 장애인 차별금지법이 나온 지 지금 10년이 넘어가는데 장애인이나 사회적 약자인 노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투표소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매년 반복되고 있음에도 제대로 개선되고 있는 것 같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부천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승강기나 장애인통로가 없어 1층에 임시투표소를 설치한 것”이라면서도 “안내가 왜 부족했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교대 시간이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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