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후보자들의 선거운동이 12일로 종료되고 이제는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만 남아있다. 13일 오전 6시부터 전국 1만 4134곳 투표소에서 일제히 투표에 들어가는 이번 선거는 사전투표율이 예전보다 높은 20.07%를 보였다. 선거운동 기간 초기만 해도 선거분위기가 가라앉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서는 투표율 제고에 고심했던바, 지난 8~9일 치러진 사전투표율이 높아 제6회 지방선거 때보다는 높을 것으로 예상돼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선거기간 내내 지역개발과 주민편익 증대를 위한 생활정치, 정책 선거보다는 상대당과 후보에 대한 비방전으로 얼룩진 흙탕물 선거전이었으니 부끄러운 선거전이라 아니할 수 없다. 후보자 지원 선거운동 과정에서 불거진 특정지역 비하발언, 즉 “이혼을 하면 부천으로 가고 망한 사람들이 인천으로 간다”는 가당치도 않는 ‘이부망천’ 신조어가 나온 데다가 후보자와 관련 여배우 스캔들이 나와 사회여론을 탔음은 아직도 우리 사회의 공직선거가 제대로 된 후보자 공약이나 정책 등을 검증하지 못하는 후진적 양상을 보이고 있는 점을 증명해주고 있다.

이번 선거는 국회의원 재보선 12곳이 있긴 하지만 주류는 전국 동시 지방선거다. 그렇다면 유능한 지역의 일꾼을 선출하는 게 지방선거의 본의(本義)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운동기간 중 후보자나 정당 지도부에서는 ‘색깔론’을 부추겨 이념 논쟁을 불러왔고, 지역감정까지 몰고 온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이러한 정당의 선거전략은 국민 정서와 유권자들의 투표 기호(嗜好)와는 동떨어진 것으로 선진화된 공명선거를 위해 바람직한 현상은 아닐 것이다.

6.13지방선거와 관련된 업무를 관장하고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이번 선거 캐치프레이즈를 ‘아름다운 선거, 행복한 우리 동네’로 정하고 그동안 홍보해왔다. 이 표현에서 나타나듯 지방선거를 통해 행복한 지역을 만들자는 것인데, 이는 이번 선거가 중앙정치를 관장하는 게 아닌 지방의 일을 처리하고, 생활정치를 이어가는 지방의 선거라는 점에 대한 부각이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지방선거의 근본 취지를 살려 지방발전 청사진과 지역 희망을 가져다주는 주민축제가 되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 누구 하나 포기하지 않고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임을 새겨 소중한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지역의 참신한 일꾼을 선택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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