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DB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전국 법원의 대표판사 115명이 11일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재판 거래’ 의혹과 관련해 형사절차를 포함하는 성역 없는 진상조사와 철저한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표판사들은 이날 오전 10시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열고 9시간의 논의 끝에 이 같은 결론을 발표했다.

법관대표회의는 “우리는 법관으로서 이번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관해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면서 “이번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로 주관자인 국민의 공정한 재판에 대한 신뢰 및 법관 독립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훼손된 점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대해 형사절차를 포함하는 성역 없는 진상조사와 철저한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 한다”며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근본적이고 실효적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실행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다만 법관대표회의는 “이미 고소·고발이 진행 중”이라면서 “대법원장이 직접 형사고발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앞서 이날 회의는 ‘재판 거래’ 의혹에 연루된 관련자의 형사조치 여부가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다수결로 입장이 정리된 이번 회의 결과는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한 법원 전체 구성원에게 공개돼 향후 김 대법원장이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주목된다.

전국 각 법원은 전국법관대표회의 보다 먼저 각 지역에서 판사회의를 열고 이번 사태에 대한 후속조치 방안을 논의했다. 배석·단독 판사 등 젊은 판사들은 검찰 수사를 촉구한 반면 고참 판사들은 신중해야 한다는 데 무게를 뒀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 내용을 전달받고 최종 결정을 위한 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오늘 전국법관대표회의 논의 결과도 관심 있게 지켜보겠다”면서 “논의 결과 역시 의견의 하나로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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