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을 위해 10일 오후 싱가포르를 방문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오후 싱가포르 파야레바 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출처: 뉴시스)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10일 오후 싱가포르를 방문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오후 싱가포르 파야레바 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출처: 뉴시스)

미국 프린스턴대 역사학자 기고 인용
닉슨·레이건 전 대통령 성공사례 제시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6.12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기의 담판을 위해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회담 성공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4가지가 미국 학자에 의해 제시됐다.

10일(현지시간) CNN은 미 프린스턴대 역사학자 줄리언 젤라이저 교수의 기고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를 보면 그가 자신의 전임자들이 실패한 일을 이번에 성사시켜 세계에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너무 확고하다”면서 그가 북한과 협상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젤라이저 교수는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이 1994년 대북 협상 경험을 분석해 예측 불가한 김 위원장과의 대화에서 고도의 협상력을 갖춰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클린전 전 대통령이 북한의 리더십, 핵·체제 보장에 대한 열망을 과소평가해 실패한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며 4가지를 꼽아 제시했다.

첫 번째로는 ‘인내력(patience)’이라며 오래도록 이어져 온 긴장 관계가 ‘한 번의 미팅’으로 해결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군축협상을 소개하며, 고르바초프와 레이건은 1985∼1987년 3차례 만났고 그중 2번은 좌절 속에 끝났다면서 결과적으로 냉전 종식의 기틀을 닦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보좌진 등은 싱가포르 회담이 ‘일련의 만남 중 첫 번째’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2일 회담의 목표는 다음 협상을 위한 토대라는 말이다.

두 번째로는 ‘명확한 목표(clear objectives)’를 제시했다.

젤라이저는 과거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이집트 평화협상을 중재하던 당시 이스라엘, 이집트 양국 정상들이 떠나려 할 때 이들을 붙잡아 놓았던 일을 상기시켰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언제든 걸어 나올 것’이라고 말해왔지만 이번에는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드시 이뤄내야 할 일정한 목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는 이번 회담에 ‘전문지식(expertise)’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경우 헨리 키신저라는 인물이 있었고, 레이건에게는 조지 슐츠라는 전문가가 있었다는 것이다. 닉슨·레이건 전 대통령은 자신들의 옆에 있는 전문가들로 인해 중국과의 협상이나 옛 소련과의 협상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젤라이저는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큰 약점이 비핵화 관련 전문지식 문제를 지적했다. 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도 자리를 잡은 지 얼마 안 됐고 국무부 내의 전문 인력 공백도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네 번째는 ‘기밀유지(confidentiality)’를 꼽았다.

성공한 대통령들은 자신의 카드를 항상 숨겨놓았다는 것이다. 닉슨과 키신저가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레이건이 고르바초프를 만날 때도 그랬다는 것이다.

젤라이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생각 없는 트위터 남발을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가장 어려운 협상은 깨지기도 쉽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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