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연합뉴스) 북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싱가포르 F1 경기장 건물에 들어선 미디어센터가 문을 열었다. 작업실을 찾은 취재진이 업무를 준비하고 있다.
(싱가포르=연합뉴스) 북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싱가포르 F1 경기장 건물에 들어선 미디어센터가 문을 열었다. 작업실을 찾은 취재진이 업무를 준비하고 있다.

트럼프, G7정상회담 도중 싱가포르 行… “단 한번의 기회”

김정은, ‘참매 1호’ 탑승… 中항공기 까지 동원한 ‘연막작전’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두 10일 싱가포르에 도착하면서 세기의 핵담판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퀘벡주 샤를부아에서 열리는 G7정상회의 일정 도중 싱가포르로 향했다.

캐나다에서 싱가포르까지는 약 17시간이 소요되며, 대통령 전용기 편으로 10일 밤 싱가포르 파야레바르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도착 성명 없이 전용기를 타고 숙소로 곧바로 이동했다.

(서울=연합뉴스)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오후 싱가포르 파야레바 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2018.6.10
(서울=연합뉴스)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오후 싱가포르 파야레바 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2018.6.10

김정은 위원장은 많은 사람의 예상대로 전용기인 ‘참매 1호’를 타진 않았다.

애초 ‘참매 1호’는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것으로 1만㎞를 날 수 있지만 워낙 노후화된 기종이라 비행 중 위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기 경로 추적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다24에 따르면 참매 1호는 베이징을 지나 서남 방향으로 운항했으며, 관제 콜사인이나, 항공편명은 없었다.

특히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의 경로를 감추기 위한 연막으로 이날 오전 중국 고위급 항공기인 CA122편과 1시간여 차이를 두고 출발했다.

CA122편도 평양에서 베이징으로 인접했다가 갑자기 편명을 CA61로 변경하는 등 ‘연막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북한 매체들은 안전을 우려해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행을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었다.

(싱가포르=연합뉴스) 북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오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탄 차량이 싱가포르 세인트 리지스 호텔을 나서 이스타나궁으로 향하자 관광객과 시민들이 이를 촬영하고 있다. 2018.6.10
(싱가포르=연합뉴스) 북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오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탄 차량이 싱가포르 세인트 리지스 호텔을 나서 이스타나궁으로 향하자 관광객과 시민들이 이를 촬영하고 있다. 2018.6.10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현지에 도착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싱가포르와의 양자 외교를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10일 오후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만나 싱가포르 대통령궁인 이스타나궁에서 회담을 가졌다.

김 위원장은 리셴룽 총리에게 “조미(북미) 상봉이 성과적으로 진행되면 싱가포르 정부의 노력이 역사적으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며 “역사적 회담인데 훌륭한 조건을 제공해 주시고 편의를 제공해줬다”고 거듭 감사를 표했다.

리 총리는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을 하기로 결정해줘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북한-싱가포르 회담에는 북측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참석했다. 아울러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리용호 외무상이 배석했다. 김 총정치국장은 이번 회담장에서 처음 얼굴을 내보였다.

싱가포르측에서는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외무장관 등이 배석했다.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대통령궁인 이스타나에서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와 면담을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출처: 리센룽 총리 페이스북 캡처)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0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대통령궁인 이스타나에서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와 면담을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출처: 리센룽 총리 페이스북 캡처)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0

김 위원장과 리 총리의 회담 전 모두 발언은 페이스북으로 생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12일 회담에서 주요 안건으로 오를 완전한 비핵화 및 체제보장에 대해 최종점검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G7회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백만 명의 마음을 담아, 평화의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북한을 위대하게 만들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단 한 번의 기회(one-time shot)”라면서 김 위원장을 향해 더 큰 대담한 결단을 우회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언론 등에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으나, 싱가포르 도착 후 리셴룽 총리와 면담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들은 12일 북미정상회담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체제보장(CVIG)’의 빅딜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CVID에서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성김 주필리핀 대사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단장으로 한 북한 협상단의 실무접촉 등으로 현실적인 북한의 비핵화를 단번에 시행할 수 없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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