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브라질리아의 법원 앞에서 12년형을 선고받은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판결에 항의하고 룰라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구호를 외치는 시위대 모습 (출처: 뉴시스)
지난 4월 브라질리아의 법원 앞에서 12년형을 선고받은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판결에 항의하고 룰라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구호를 외치는 시위대 모습 (출처: 뉴시스)

“살아있는 한 국민 다시 만날 것”
후보단일화 등 좌파진영 단결 촉구

[천지일보=이솜 기자]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T)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올해 대선 예비후보로 추대하고 나섰다.

9일(현지시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 등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노동자당은 전날 남동부 미나스 제라이스주의 벨루오리존치시 인근에서 열린 행사에서 룰라 전 대통령을 대선 예비후보로 추천했다. 이 행사에는 노동자당 지도부를 비롯해 좌파 성향의 사회단체인, 문화예술인, 학계·종교계 인사 등 2000여명이 참석했다.

노동자당 대표 글레이지 호프만 연방 상원의원은 “룰라 전 대통령의 정치적 권리는 정지되지 않았다”면서 “선거법원이 등록을 거부해도 (룰라 전 대통령은) 노동자당 대선후보가 될 것”이라고 선포했다.

행사에서는 부패혐의로 수감된 룰라 전 대통령이 보낸 서한도 발표됐다. 룰라 전 대통령은 ‘브라질 국민에 대한 선언문’이라는 제목의 서한에서 “내가 살아 있는 한 국민을 다시 만날 것”이라며 대선출마 의지를 밝혔다. 이어 후보단일화 등 좌파진영의 단결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4월 7일 룰라 전 대통령은 부패혐의로 1심에 이어 2심 재판에서도 실형을 선고받고 남부 쿠리치바시 연방경찰에 의해 수감됐다. 이러한 상황이지만 노동자당은 룰라 전 대통령을 대선후보로 내세웠다. 지난 6일부터는 그의 대선출마를 위한 모금운동도 벌였다. 노동자당은 오는 8월 18일 연방선거법원에 그를 대선후보로 등록할 방침이다.

룰라 전 대통령은 수감된 상태에서도 강력한 대선 주자로 올랐다.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룰라 전 대통령은 32.4%의 지지율로 선두이다. 2위인 극우성향 사회자유당(PSL)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연방하원의원(16.7%)보다 크게 앞섰다.

하지만 룰라 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해서 승리한다 해도 당선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카르멘 루시아 연방대법원장은 룰라 전 대통령이 출마하더라도 실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당선이 인정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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