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를 시작으로 8월부터 본격 유치전

우리은행, 24개 구금고 운영 노하우 강점

신한은행, 서울시 1금고 선정돼 유리한 입지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시중은행들이 서울 자치구금고와 인천광역시 금고 등을 둘러싼 치열한 쟁탈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약 16조원 규모의 서울 내 25개 자치구 금고(구금고)는 최근 중구와 구로구가 입찰공고를 낸 것을 시작으로 8월부터 본격적인 금고지기 유치전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구는 지난 1일 설명회를 갖고 오는 14~19일 입찰제안서를 접수 받는다. 특히 예산 규모가 큰 자치구인 강남 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는 7~9월 중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다.

서울 자치구금고 쟁탈전은 그간 24개의 구금고를 운영해 온 우리은행과 이번에 서울시 1금고를 따낸 신한은행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용산구 1, 2금고와 강남구 2금고를 운영하고 있으며 KB국민은행은 노원구와 양천구 2금고를 운영 중이다.

앞서 지난달 서울시 금고 선정과정에서 우리은행은 신한은행에 제1금고 관리를 내줬다. 우리은행은 1915년 이후 104년간 서울시의 1,2금고를 모두 맡아왔는데 서울시가 이번 입찰에서 2개 업체를 각각 선정키로 하면서 우리은행은 2금고 관리를 맡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서울시 제1금고(일반·특별회계) 운용 자금은 약 30조원, 제2금고(기금관리)는 약 2조원 규모이기 때문에 사실상 서울시 금고지기를 신한은행이 차지한 것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이는 출연금이 성패를 가른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신한은행은 출연금으로 3천억원 수준을 냈고 우리은행은 1천억원 수준이었다. 이를 두고 출혈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 바 있다.

우리은행은 서울시 구금고만큼은 수성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그간의 금고운영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24개 구청 금고 은행으로, 세입세출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외부시스템과 연계된 통합전산시스템을 운영해 세출입 업무의 전과정을 온라인으로 처리하고 있다”며 “그간 구금고를 운영하면서 고객정보 유출이 없는 무중단, 무사고, 무결점을 실현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이번 서울시 제1금고 선정은 그만큼 상징성이 있어 구금고 입찰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도 서울시 금고를 맡으면서 24개의 구금고를 맡아온 바 있다.

이와 함께 인천시도 다음달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다. 현재 신한은행이 시 예산 8조 3천억원 규모의 1금고를 운영하고 있으며 농협은행이 특별회계 2조원 규모의 2금고를 운영 중이다.

최근 대출규제 등이 강화되면서 은행들이 개인보다 기관영업에 적극 나서고 있어 금고 운영을 지키려는 자와 뺏으려는 자의 쟁탈전은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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