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은영 기자]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9일 용산선거관리위원회 투표관리관들이 서울 용산구 코레일유통 서울지사 2층에서 투표용지가 담긴 상자 등을 옮기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9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9일 용산선거관리위원회 투표관리관들이 서울 용산구 코레일유통 서울지사 2층에서 투표용지가 담긴 상자 등을 옮기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9 

영남黨으로 입지 축소될 듯
야권, 생존 위해 이합집산
바른미래, 쪼개질 가능성도
2020년 총선까지 개편 흐름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6.13지방선거 투표일이 초읽기에 돌입한 가운데 보수진영이 참패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전에 이뤄진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야당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가 투표 결과에도 그대로 나타날 경우 보수진영의 정계개편이 불가피하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최대 14곳에서 승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당 텃밭인 대구, 경북, 제주를 제외하면 부산, 울산, 경남에서도 우위에 있다는 판단이다. 이중 최소 2곳에서 승리를 기대한다. 한국당은 ‘6 플러스 알파’ 성적을 예상하고 있다. 대구, 경북, 부산, 울산, 경남에서 확실하게 승리하고, 충남, 경기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8일 사전투표 독려 캠페인에 나섰다.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에서 사전투표를 한 후 서울역으로 이동한 홍 대표가 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피켓을 들고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8일 사전투표 독려 캠페인에 나섰다.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에서 사전투표를 한 후 서울역으로 이동한 홍 대표가 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피켓을 들고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8

◆보수진영 정계개편 불가피

정치권에선 보수진영이 일부 선전하더라도 정계개편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야권의 중심축인 한국당이 대구, 경북 등 영남권을 사수하는 데 그치면 정치적 입지가 상당히 축소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음 전국 단위 선거인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생존 위기에 내몰리게 된다. 야권이 생존을 위한 이합집산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계개편의 속도와 방향은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이 영남 지역은 물론 안철수 후보가 나선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3위로 저조한 성적을 낼 경우 심한 내부 갈등과 함께 당 와해 수준의 위기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갈등을 겪었던 안철수-유승민계가 지방선거 이후 서로 갈라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악의 경우 옛 국민의당 출신은 민주당으로, 옛 바른정당 출신은 한국당으로 각각 돌아가버리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은 영남권을 기반으로 보수통합의 주도권을 쥐면서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국당 내에서 보수통합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중진인 김무성 의원은 지방선거 이후 보수통합론을 제기했고, 홍준표 대표도 지방선거 이후 야권 대통합을 거론하며 안 후보의 서울시장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가 31일 0시 30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2018 지방선거 서울특별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를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 유세에 돌입한 가운데 김영환 바른미래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함께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31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가 31일 0시 30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2018 지방선거 서울특별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를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 유세에 돌입한 가운데 김영환 바른미래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함께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31

◆당분간 당대당 통합 쉽지 않아

그러나 당장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통합이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간 감정의 골이 깊은데다, 바른미래당 내부 세력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단기간에 정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황장수 미래경영 연구소장은 “2020년 총선 직전까지는 가다가 총선 6개월 정도 앞두고 통합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본다”며 “바른미래당 안에 구 동교동계 민주당 세력도 있고, 한국당 탈당 세력도 있어서 한국당과의 통합으로 정리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역시 양당의 기계적 통합은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홍 소장은 “보수진영 내에서도 한국당 지지자와 정치인, 바른미래당 정치인과 지지층의 성향이나 지향점이 조금씩 다르다”며 “두 진영의 감정 골이 워낙 깊어 쉽게 당대당 통합은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천지일보 천안=박주환 기자]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가 29일 6.13전국동시지방선거 ‘천안병’ 선거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박중현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9
[천지일보 천안=박주환 기자]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가 29일 6.13전국동시지방선거 ‘천안병’ 선거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박중현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9

◆차기 대권주자 확보하는 쪽이 주도권

야권 지각변동의 방향을 좌우할 또 다른 변수는 대권주자 여부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다음 총선 때까지 이어질 보수 정계개편의 소용돌이 속에서 유력 대권주자를 확보하는 쪽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홍 소장은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바로 정계개편이 이뤄지기보다는 다음 국회의원 선거로 가면서 보수 쪽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며 “여기에서 누가 더 유력한 대권주자를 가졌느냐에 따라 주도권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현재 의석이 바른미래당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한국당도 유력 대권주자 확보에 실패할 경우 차기 총선 이후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홍 소장은 “총선이 끝나자마자 대선을 치러야 하는데, 대권주자가 없는 당은 아무리 의석이 많아도 옛날 민주한국당(제12대 총선에서 35석을 확보했으나, 신한민주당에 제1야당 지위를 빼앗기면서 소속 의원들이 대거 탈당해 3명만 남게 됨) 꼴이 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역시 상황이 녹록하지는 않다. 기존 대권주자였던 안 후보가 서울시장 선거 3위에 그칠 경우 당분간 대권 경쟁 국면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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