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최유라 기자] 광복 65주년을 맞아 진보·보수교계가 뭉쳐 서울 시청광장에서 8.15대성회를 가진 다음날 16일, 전날 분위기에 이어 평화통일 기원예배가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렸다.

‘예수 그리스도 한반도의 희망’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은 광복절이 끝난 다음날이라 시의성이 떨어졌기 때문인지 참석한 교인 수가 저조했다.

예상인원 1000여 명이 모여야 할 강당에는 9시 50분이 되도록 50여 명 교인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어 미리 온 사람들이 무색한 분위기였다. 약속된 10시가 지나자 관계자는 “월요일이라서 그런지 차가 많이 막히나 봅니다. 참석자들이 적으니 10분 뒤에 예배를 시작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는 짧은 멘트로 양해를 구했다.

하나님 앞에 나와 간절히 통일을 기원하고자 드리는 예배에 교인들이 무더기 지각한 것과 지각한 교인들의 시간에 예배시간을 맞추는 관계자의 모습에 기자는 다소 당황했다.

10시 30분쯤 300여 명이 모여서야 예배가 진행됐고, 이후 일정은 30분씩 밀리기 시작했다. 예배가 끝난 뒤 ‘평화통일’ 특강시간은 점심시간과 겹쳐 일찌감치 자리를 뜨거나 강당 뒤에 앉아 집에서 싸온 간식을 먹는 사람도 보여 지연된 일정의 후유증이 나타났다.

점심시간 이후, 우여곡절 끝에 이날 행사의 주요 핵심인 ‘목회자 통일대담회’가 열렸다. 대담자들은 2013년 WCC, 2014년 WEA 총회가 한국에서 유치됨에 따라 이를 활용해 ‘글로벌 이슈화’를 시켜야 한다는 말이 오고 갔다.

세계를 향해 북한의 실태를 알려 남북통일을 전 세계의 과제로 만드는 데 한국교회가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화를 맞이하기 전, 자국민이 먼저 통일에 대한 기본적인 행동에 자각할 필요가 있다. 통일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날 행사에서 본 참석자들의 태도는 마치 매년 치러지는 형식적인 자리로 비쳐졌다.

반세기 넘도록 분단된 남북을 통일할 수 있는 물꼬가 한국교회를 통해 열려질 수 있다면 적어도 당국 교계가 먼저 통일에 대한 간절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또한 이러한 뒷받침이 갖춰져야 남북통일을 돕고자 하는 세계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큰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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