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노조 박정열 서울중앙지부장이 8일 오전부터 서울법원종합청사 로비에서 “사상 초유의 사법농단 사건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서울고법 부장판사들의 반성을 촉구하고, 김명수 대법원장의 형사고발을 촉구한다”며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8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노조 박정열 서울중앙지부장이 8일 오전부터 서울법원종합청사 로비에서 “사상 초유의 사법농단 사건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서울고법 부장판사들의 반성을 촉구하고, 김명수 대법원장의 형사고발을 촉구한다”며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8

박정열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 서울중앙지부 지부장

“서울고법 부장판사 반성 촉구”… 사법부 인적청산 요구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양승태 전(前) 대법원장 시절 ‘재판 거래’ 의혹과 관련해 법원노조가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박정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서울중앙지부 지부장은 8일부터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로비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간다며 “사상 초유의 사법농단 사건이 발생한 상황에서 그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서울고법 부장판사들의 반성을 촉구하고 김명수 대법원장의 형사 고발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 지부장을 비롯한 법원노조 관계자들은 로비에서 ‘양승태 구속’ ‘무너진 사법신뢰 회복하라’ ‘기획조정실 기획법관제도 폐지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놓고 김 대법원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박 지부장은 단식농성에 대해 “서울고법 부장판사 회의 결과와 전국법원장 간담회 결과를 보고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고법 부장판사들은 지난 5일 “대법원장 등이 형사 고발, 수사 의뢰, 수사 촉구 등을 할 경우 법관과 재판의 독립이 침해될 수 있음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각급 법원장들도 7일 간담회를 열고 “사법부에서 고발, 수사 의뢰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박 지부장은 “법원장들의 간담회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분들이 ‘외계인인가’ ‘외국에 있다 왔나’라고 생각했다”며 “국민은 진실을 원하고 있는데, ‘합리적인 근거 없는 이른바 재판 거래 의혹 제기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는 법원장들의 간담회 결과를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고법 부장판사들의 회의 결과에 대해서도 “진실이 얼렁뚱땅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넘어갔으면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그것은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대부분 국민의 상식과 맞지 않다”고 했다.

젊은 판사들은 성역 없는 수사를 요구하는 반면 중견 판사들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 우세하다. 이에 대해 박 지부장은 “양승태 체제에서 대법원이 무슨 짓을 했는지에 대한 온도차로 본다”며 “실질적으로 양승태 체제 6년 동안 그에 의해서 발탁된 고법 부장판사, 법원장 등과의 인연이 있을 것이다. 총체적 이해관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 거래 의혹을 밝히려면 수사를 신속하게 개시해야 한다. 김 대법원장이 형사고발을 직접 하는 등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그리고 수사를 개시하면 자료도 성실하게 제공하고, 수사도 잘 받겠다는 결심을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지부장은 언제까지 단식농성을 할지는 예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는 11일(월) 전국법관대표자회의 이후 김 대법원장의 결단에 따라 단식농성 중단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그는 “사법부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인적청산이 제일 중요하다”며 “특히 사법행정권을 남용할 수 있는 체제, 예를 들어 법원행정처의 권한을 이양하겠다는 조치를 인적청산과 함께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적청산을 해야만 사법부가 신뢰받을 수 있는 근거가 생긴다. (사법부는) 지금까지 국민이 재판에 대해 반발할 때 전가의 보도 식으로 재판권을 침해하면 안 된다고 했다”며 “하지만 지금 드러난 문건을 보면, 법관 스스로 사법권을 침해했기 때문에 진실을 밝혀야만 한다.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히는 것이 가장 부합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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