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선거] 출근·여행 전 ‘한 표’… 사전투표, 이유는 달라도 “뿌듯해요”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홍수영, 이예진 인턴기자] “여행가는 길이지만 투표는 하고 가려고요.”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8일 오전 서울역 3층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는 직장인, 지역주민, 여행객 등 투표에 참여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근처에 볼일을 보러왔다가 ▲국민으로서 참정권을 지키기 위해 ▲우연히 투표소를 발견한 덕에 등 투표를 하는 이유도 각양각색이었다.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간다는 이은주(가명, 36, 여, 인천 서구)씨는 “주변에서 이번 선거에 관심도가 높아서 자연스럽게 투표하게 됐다”며 “여행가는 길이지만 서울역에 투표소가 마련된 것을 알고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여행 가방을 든 김아영(37, 여, 인천서구 연희동)씨는 “인천공항으로 떠나기 전에 사전투표하려고 왔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정권을 지키기 위해 투표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영선(가명, 33, 여, 인천 남구)씨는 “근처에 볼일이 있어 왔다가 투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전투표 참여를 기념해 사진을 촬영하는 시민도 있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김봉권·김수경 부부는 “여행만 생각하고 나왔는데 서울역에 오니 사전투표소가 설치돼 있어서 투표를 하게 됐다”며 이를 기념하는 인증샷을 찍었다.

서울역 사전투표소는 20여개의 기표소가 마련된 만큼 비교적 넓은 공간이 활용됐다. 출근시간을 전후로 해서 인지 시민들은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고 곧장 투표소 안으로 들어갔다. 신분 확인을 거쳐 기표소로 향하는 시민의 얼굴에는 진지함이 묻어났다.

일부 시민들은 이번 선거에 도전하는 후보들에게 바라는 점에 대한 의견도 냈다.

경기 고양시 탄현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성진(가명, 29, 남)씨는 “열차를 타러왔다가 투표하게 됐다”면서 “사전 투표가 아닌 본 투표까지 시간이 조금 남았는데 유권자들이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이번 선거에 나오는 후보들이 추상적인 공약이 아닌 확실하고 분명한 공약을 더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진모(72, 남, 강남구 논현동)씨는 “후보들이 선거 때만 되면 잘하고 (선거가) 끝나면 국민을 별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 “항상 선거 때만큼 일 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냈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박한심(59, 여)씨는 “13일 투표가 힘들어서 오늘 투표하게 됐다”면서 “요즘도 먹고 사는 문제가 많이 힘든데 이번 선거로 조금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8~9일 이틀간 진행된다. 이날 오전 9시를 기준으로 전국 유권자 4290만 7715명 중 53만 2188명(1.2%)이 투표를 마쳤다. 지난해 5월 치러진 19대 대선(1.4%)보다는 0.2%p 낮았다.

지역별로는 전라남도 투표율이 2.75%(4만 3388명)로 가장 높았으며, 경기도 투표율은 0.92%(9만 6634명)로 가장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