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일자리 창출은 인간의 존엄으로부터 출발해야
[기고] 일자리 창출은 인간의 존엄으로부터 출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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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맹기 서강대 언론대학원 교수

정부의 일자리 창출은 인간의 존엄으로 출발해야 할 것 같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억압적으로 도와주는 상생은 자율 경영에 해악이 될 수 있다. 그 결과도 바람직하지 못할 전망이다. 대기업은 더욱 힘이 커지고, 사회 내부의 불평등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공정한 사회’와는 더욱 거리가 멀어진다. 정부 정책은 난망의 실타래를 처음부터 위가 아닌, 아래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뜻이 단호한 것 같다. 그는 8.15 경축사에서 “친서민․중도실용 정책과 ‘공정한 사회’의 가치 실천을 앞으로 계속하겠다”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승자 독식 없는 사회, 지역 균형 발전, 약자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한다.

이 대통령의 ‘경제 살리기’ 정책에 빨간불이 켜진 것 같다. ‘고용 없는 성장’이 그를 압박한다. 청와대의 핵심 경제 살리기 ‘4대강 사업’은 고용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국가 재정은 고갈이 났고, 청년실업은 여전히 난망이다. 지난해 대학 졸업자 54만 7000여 명 가운데 대기업 취업자는 3만 9000여 명에 불과했다. 대기업을 아무리 압박해봤자 소용이 없다는 결론이다.

그런데 정부는 계속 대기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경축사가 발표되자, 삼성전자는 “현금 결제를 해주는 1차 협력업체를 늘리고, 1조 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한다”라고 한다. ‘제왕적 대통령’의 그림자가 다시 어른거린다. 제2금융권의 대출금리가 높다는 한마디에 캐피털사들은 두 말 못하고 금리를 5%포인트나 내렸다. 그러나 권위주의 정부는 개인의 자유가 위축하고 ‘공정한 사회’를 좀먹는다.

국가는 또 대기업을 위해 시장 개입을 강화한다. 정경유착이란 그림이 다시 떠오른다. 필자는 80년대 대기업 CEO의 권위주의 정신의 한계를 보는 것 같다. 그 길은 결국 ‘민주공화국’과는 상극이다. 우리 사회의 IT 산업은 아래로부터 창의적 정신이 필요한 것이다. 막스 베버(Max Weber)는 ‘프로테스탄트 정신’이 자본주의에 기여했다고 했다. 열심히 일하는 정신이 곧 이 세상에서 ‘소명(calling)이라고 했다. 기독교인은 창조주에게 생명을 준 것에 감사하고, 장래 구원의 확실성도 보장받는다.

가톨릭신문은 7월 23일 ‘기엽경영과 가톨릭 정신’이란 주제로 미 노틀담 대학의 올리브 윌리엄스(Oliver F. Williams)를 초청했다. 그는 “기업이 시장에 좋은 물건과 서비스를 내다 파는 역할을 다해야 할 의무와 함께 공동선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다”라고 했다. 그는 ‘내 이웃’에 대한 ‘봉사자의 지도력(servant leadership)’을 이야기했다. 그들은 창조주의 뜻에 충실할 것과 천부인권 사상의 사회적 확산을 이야기했다. 이 정신이 ‘친서민’ 정책일 수 있다. 청와대는 여전히 자본주의 결과에만 관심이 있다. 창의성과 자발성을 결한 자본주의가 앞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정부는 일자리를 창출을 해야 할 당면과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집권 전반기 이명박 정부 일자리 창출과는 직접 관련 없는 정치게임에 너무나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다. 끊임없는 권력추구 욕구가 신문지면을 장식했다. 

로크(John Locke)는 인간이 ‘자연상태’에서 ‘생명ㆍ자유ㆍ자산’을 가진다고 한다. 그게 천부인권 사상, 즉 인권의 핵심이다. 로크는 “노동(일)을 곧 개인 자산이라고 본 것이다. 일이 원인이고, 자본은 결과인 것이다. 우리 사회는 과정을 도외시한 채, 결과에 모든 사활을 걸었다. 그 결과 생명ㆍ자유ㆍ노동은 서로 분리되었다. 국가는 결과적 자본주의에 몰두하게 됨으로써, 인권침해에 앞장선 것이다. 

우리는 1997년 IMF 구제 금융에 의존한 쓰린 경험을 갖고 있다. 그 원인을 따져보면 1987년 5공 정부가 막을 내리면서, 6공 노태우, 김영삼 정부에서 겪은 심한 노동조합 운동으로 대기업은 노동자를 길거리로 몰아갔다. 그곳에 과다한 기계, 자본을 투자했다. 사회는 노동 없는 성장의 길을 걷게 되었다. 길거리에는 실업자로 넘쳤고, 정신없는 자본은 곧 IMF 위기를 불러왔다. 

이명박 대통령은 “친서민ㆍ중도실용, 공정한 사회” 건설로 과거를 답습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마르크스 이론이 철저하게 적용될 전망이다. 대기업이 좌우하는 사회가 ‘공정한 사회’가 될까…. 이젠 청와대가 고정관념의 고리를 끊을 필요가 있다. 천부인권이 살아 숨쉬고, 창의력이 싹트는 사회가 도래해야 할 것 같다. 그 조건으로 ‘일자리 창출은 인간의 존엄으로부터’라는 개념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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