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이 12일 오전 9시(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열리기로 확정됐다. 사진은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배경은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 모습 (출처: 뉴시스, 게티이미지코리아, 카펠라 호텔 홈페이지)
북미정상회담이 12일 오전 9시(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열리기로 확정됐다. 사진은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배경은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 모습 (출처: 뉴시스, 게티이미지코리아, 카펠라 호텔 홈페이지)

트럼프, 여러 가지 보고 받는 중

옛 소련 생화학 무기들 제거

北, 핵·미사일 러시아서 폐기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북미정상회담을 닷새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 관련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세기의 핵 담판’이라고 불리는 이번 회담에서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선 상대보다 우위를 점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외교 스타일에 대한 연구도 함께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가지 다른 방식으로 보고를 받고 준비를 하고 있다”며 “검토해야 할 엄청나게 방대한 서면 자료들이 있다. 대충대충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샘 넌·리처드 루가 전 상원의원이 입안한 ‘넌·루가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협 감축 협력프로그램’으로 알려진 ‘넌·루가법’는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와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등에 남은 핵 및 화학 무기와 운반체계 등의 폐기와 처리를 위해 기술과 자금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샘 넌·리처드 루가 전 상원의원 최근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글에서 ‘넌·루가’ 방식이 북한 핵 문제 해결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국은 이 프로그램에 따라 4년 동안 총 16억 달러 규모의 정부 예산을 마련해 해당 국가들을 지원하고, 이들이 보유한 수천 기의 핵탄두와 미사일 등 핵전력을 러시아로 넘겨 폐기 처리했다. 옛 소련의 생화학 무기 제거 역시 넌-루가 법의 프로그램에 따라 진행됐다.

그 결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537기, ICBM 격납고 459개, 폭격기 128대, 공대지 핵미사일 708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496기, 핵잠수함 27척, 핵실험 터널 194곳을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핵 개발에 동원된 옛 소련 과학자 등의 인력을 대상으로 전직(轉職) 훈련과 직장 알선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이들이 가진 핵 관련 기술과 노하우가 다른 나라나 테러단체로 유출되는 일을 방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측근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전임정권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과거 협상기록을 살피는 등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핵화 협상의 복잡성과 전문성 등을 고려할 때 ‘협상의 달인’을 자처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철두철미한 준비 없이는 자칫 상대의 페이스에 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남아있는 물리적 시간이 워낙 부족한 데다 긴 분량의 보고서 탐독에는 별 흥미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상 과연 치밀하고 철저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느냐에 대한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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