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한 푼도 안 쓰면 13.7년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아파트값이 계속 하락하는 가운데 도시근로자의 월평균 실질소득이 감소하면서 직장인들의 내집 마련의 꿈이 더 멀어지고 있다.

직장인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서울 시내 109㎡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는 데 13.7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분기 12.9년보다 더 늘어난 수치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뱅크는 8월 기준 서울의 109㎡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5억 5872만 원으로 지난 3월보다 1.9% 감소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이에 반해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 평균 실질 소득은 339만 원으로 1분기 대비 8% 감소하면서 오히려 집을 사는 데 걸리는 기간은 1분기보다 10개월 가량 늘었다고 전했다.

이 중 강남구는 서울 내에서도 같은 평형대 아파트를 장만하는 데 가장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 8월 현재 109㎡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0억 5353만 원으로 도시근로자의 소득만으로 집을 구입할 경우 무려 29.5년이 필요했다.

그 다음으로 집 장만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지역으로는 서초구가 22.9년, 용산구 21.1년, 송파구 20년 등이 뒤를 이었다.

평균 매매가가 3억 3622만 원으로 집값이 가장 저렴한 금천구의 경우에도 109㎡ 집을 장만하려면 8.3년이나 걸린다.

하지만 그나마도 지출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과여서 사실상 도시근로자의 월급만으로 서울에 있는 109㎡ 아파트를 구입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만일 2분기 기준으로 도시근로자의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 금액인 272만 원을 소득에서 뺀다면 남는 돈은 67만 원이다. 이 돈으로 서울에 109㎡ 아파트를 구입하려면 강남구는 132년, 금천구도 42년이나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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