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석좌(왼쪽)과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출처: 뉴시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석좌(왼쪽)과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 행정부에서 한반도 관련 정책을 맡았던 전문가들이 주한미군 등 다른 의제들보다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에만 집중할 것을 제언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5일(현지시간) 대북정책 청문회 중 “트럼프 정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견지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차 석좌는 “북한에 너무 많이, 너무 일찍 선물을 줘선 안 된다”며 “대북정책은 중국 견제 등 미국의 광범위한 아시아 전략 목표를 촉진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비즈니스 원칙 중 하나는 상대방보다 결코 더 협상을 원하지 않는 것”이라며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크고 노벨평화상 수상 얘기도 나오는 이런 때일수록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원칙을 어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 석좌는 특히 “비핵화에 대한 막연한 약속에 대한 보상으로 주한미군 문제 같은 너무 많은 양보를 테이블 위에 올리면 안 된다”며 “양보는 북한의 약속뿐 아니라 비핵화나 재래식 무기 감축과 관련한 구체적인 행동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 석좌는 “비핵화에는 시간이 걸리고 많은 장애물이 있을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비핵화 관련 합의를 한번에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차 석좌는 그러면서 정상회담에 앞서 미 의회에 정쟁을 자제할 것을 주문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독특한 방식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지만, 북미정상회담이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온 만큼 우리는 ‘정책의 정치’에서 한걸음 물러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국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내다 지난 3월 은퇴한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차 석좌와 같은 청문회에 출석해 북미정상회담에서 핵과 관련 없는 문제를 우선시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의제를 너무 많이 부여한다면 잘못”이라며 “그 무엇보다 비핵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윤 전 대표는 북한이 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진정성을 시험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멀리까지 왔고 주요 외교정책 무대에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천천히 시작하기를 원할 것”이라며 북핵 문제를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북 제재 완화에 대한 미 의회의 우려에 대해서는 “진지한 관여와 최대 압박 전략을 동시에 할 수는 없다”며 “상대방이 한 발짝 내디딜 때 우리도 한 발짝 내디딜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미정상회담의 성공 여부에 대해 차 석좌와 윤 전 대표는 북한이 모든 핵시설 장소와 핵분열성 물질을 완전하고 자세하게 신고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윤 전 대표는 “그들이 무엇을 가졌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협상을 하겠느냐”며 “싱가포르를 나올 때 우리가 무엇인가를 얻어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는 그들(북한)이 신고서를 갖고 있느냐 아니냐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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