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이 29일 공개한 두 번째 방송 예고편 캡쳐.
MBC PD수첩이 29일 공개한 두 번째 방송 예고편 캡쳐. 

호법부, ‘미투 폭로’ 비구니 스님에 등원공지
‘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의 모임’ 공식 발족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MBC PD수첩 ‘큰스님께 묻습니다2’에 출현해 직지사 주지 법등스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비구니(여승) A스님에게 조계종 호법부가 등원을 통보했다. 승풍을 실추시켰다는 이유에서다.

호법부는 지난 4일 A스님에게 문자로 1차 등원통보를 발송했다. 호법부는 “전화연락이 되지 않아 문자 남긴다”며 “오는 8일 오전 10시까지 호법부에 등원하라”고 통보했다. 이어 “해당 일시 등원할 수 없는 사유가 있어 일정 변경이 필요할 경우 연락 달라”고 했다.

호법부는 성폭력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법등스님에게는 등원을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PD수첩은 지난 29일 법등스님의 성폭행 의혹에 대해 방송했다. 비구니 자매스님은 법등스님에게 성폭력을 당해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어머니는 쓰러졌으며, 아버지는 충격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3년째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지만, 법등스님은 여전히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처럼 PD수첩이 조계종 큰스님들에게 제기된 의혹들을 보도하자 조계종(총무원장 설정스님)을 우려하는 스님들이 대안 모색을 위해 승가 모임을 공식 발족했다. 모임 이름은 가칭 ‘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의 모임’이다.

‘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의 모임’은 5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종단 현안에 대한 대안 모색 및 임원진 선출 등 조직정비를 위한 2차 모임을 가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모임에는 조계사 앞에서 참회 안거 중인 스님들을 비롯한 중진급 스님 4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발족 이유에 대해 “설정스님을 비롯한 고위직 스님들의 은처자·성폭력·배임횡령 의혹 등이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만큼 문제가 더 이상 확대되기 전에 종단 구성원들이 나서 자정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모임을 가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모임은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1차 모임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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