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농림축산식품부가 금년 4월, 2022년까지 스마트팜 산업 관련 4300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600여명의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또한 전국 4곳에 청년창업가들의 참여하에 생산·교육·기술부터 농지 공급, 자금 지원, 창업에 이르기까지 첨단 농업이 한곳에 모인 대규모 스마트팜 혁신밸리도 조성하기로 했다.

현재 우리나라 농업은 농촌인구와 농지의 감소,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고령화와 농업 경쟁력 약화, 세계적인 기후변화 등의 문제점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7년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2016년 대비 3.1% 성장했고 부문별로는 제조업 4.4%, 건설업 7.1%, 서비스업 2.1%가 성장했으나, 농림어업 부문의 성장률은 0.3%이다. 농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ICT 기반의 스마트팜(Smart Farm)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스마트팜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을 온실, 축사, 과수원 등에 접목해 원격 및 자동으로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적절히 제어할 수 있는 농장의 개념이다. 스마트폰 하나로 농장 곳곳에 있는 센서를 제어해 냉난방기 구동, 천장 개폐, 양액 공급을 하고 온도, 습도 등을 최적화할 수 있다. 스마트팜에서는 최적화된 생육환경 유지로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높아지는 등 생산성이 향상된다. 2016년 서울대의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스마트팜 도입 시 생산량은 27.9% 증가하는 반면 고용노동비와 병해충·질병은 각각 16%와 53.7%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통제된 시설에서 안정적 생산이 가능해져 농업인들의 판로 확보 및 수출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기관인 마켓앤마켓은 세계 스마트팜 시장 규모가 2016년 90억 달러에서 2022년 184억 달러로 두배 이상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스마트팜 선두주자는 네덜란드와 일본이다. 네덜란드는 토마토와 파프리카의 80%를 식물공장에서 생산한다. 누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종 제어솔루션을 개발했다. 세계 최고의 환경제어시스템을 생산하는 프리바도 네덜란드 기업이다. 일본은 파나소닉 후지쓰 NEC 등 대형 IT 기업들이 관련 기술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국내 농업관련 산업은 쌀 위주로 생산되고 있으며 소규모 자작농 위주로 경작되고 있는 특징으로 인해 ICT 기술과의 융합이 지금까지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농촌에 인력이 부족하고 농가 인구의 40%가 60세 이상의 고령층이며 농가당 경지 면적이 상대적으로 좁은 우리의 농업여건에서 오히려 ICT와의 접목을 통한 스파트팜은 농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스마트팜 산업은 일본이나 유럽에는 못 미치지만 IT는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높은 국내 ICT 기술과의 융합이 진행된다면 발전 가능성은 대단히 높다.

그러나 한국의 스마트팜 산업은 지지부진하다. 스마트팜은 대규모 기업형 농업이다.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고 규모가 있어야 수익성이 있다. 2013년 동부팜한농은 유리온실을 이용한 수출용 토마토 생산을 추진했고 2016년엔 LG CNS가 새만금 스마트팜 단지 조성 사업에 나서는 등 대기업들이 스마트팜을 시작했으나 두 회사 모두 농산물 가격 하락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농민들 반발로 사업을 접었다. 앞으로 스마트팜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대자본이 유입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

스마트팜은 농업에 대한 경험과 전문지식이 부족하지만 정보통신기술(ICT)에 친숙한 청년들이 농업분야의 창업에 도전해서 꿈을 이룰 수 있는 분야다.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도 기대된다. 드론·핀테크·자율주행차 같은 타 분야의 혁신성장 사업에 비해 각종 규제로부터 자유롭다는 것도 스마트팜이 가지고 있는 큰 장점으로 꼽힌다. 농업이 자동화·원격화 돼 농업은 힘들다는 말도 사라질 것이다. 따라서 스마트팜을 통해 실업난에 시달리는 청년에게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가주어지고 농업경쟁력 강화로 농업이 성장하며 농촌이 살아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스마트팜은 평야가 부족한 북한의 식량난 해결에도 효과가 있다. 남북 경제협력의 한 부분이 되길 바란다. 스마트팜을 통해 기대하는 또 한가지는 한국산 신선농산물의 해외 수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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