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혁 등 역사적 설명은 뒷면에 새겨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서울시는 표석설치자문위원회가 100년 전 경술국치(1910년 8월22일)의 현장인 서울 남산 통감관저 터의 표석 이름을 ‘통감관저 터’ 대신 ‘녹천정(鹿川亭) 터’로 정했다고 20일 밝혔다.

녹천정은 조선 철종 때 만들어진 정자로, 1884년 갑신정변 때 일본공사관이 불타자 일본이 반강제로 빼앗아 허물고 새로 지은 공사관이다.

1906년부터 통감관저로 쓰이다가 1910년에는 당시 통감이던 테라우치 마사다케와 총리대신 이완용이 이곳에서 한일병합조약에 서명했고 이후 총독관저로 사용됐다.

자문위원들은 일본 내 극우세력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통감관저 터’ 이름 보다 ‘녹천정 터’라는 이름이 적합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일제에 치욕적으로 빼앗긴 남산의 원래 유적을 알리는 데 ‘녹천정 터’라는 이름이 적합하다는 주장이다.

서울시는 표석 뒤쪽에 녹천정의 연혁과 한일병합조약 체결 등 역사적 사실을 기록해 문안을 방문객들에게 알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표석위원을 위촉, 정밀 사료조사를 거쳐 객관적이고 정확한 표석문안을 작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내달 중 다시 표석설치자문위원회를 열어 문안을 확정하고 국립국어연구원의 감수를 받아 내달 말부터 10월 초 사이에 표석을 설치할 방침이다.

현재 녹천정 터는 남산 서울소방재난본부와 유스호스텔 사이 공터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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