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 “포괄적 합의 담은 성명만 발표될 듯”
전문가들 “비핵화 과정은 수년 걸릴 일” 전망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북미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회담에서 포괄적 합의만을 담은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망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난 직후 “6월 12일 빅딜이 시작될 것이지만 이날 서명하지 않을 것이며, 과정(process)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서 ‘과정’이라는 말이 비핵화 협상의 과정으로 해석되고 있어, 이번 첫 회의 이후에 비핵화를 위한 세부사항의 점검이 이뤄지면서 몇 차례 회담이 더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미 USA투데이는 4일(현지시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목표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이번에는 만나고, 합의는 나중에’ 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이번 첫 북미정상회담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상의 사안은 북핵에 관한 포괄적 합의에 대한 노력을 약속하는 성명이고, 결국 비핵화 합의와 관련한 많은 세부사항은 추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보도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북제재를 누그러뜨릴 방안을 찾고 있는데, 두 정상은 전 세계 언론이 들여다보고 있는 이번 회담에서 뭔가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그 과정은 매우 복잡하거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 매체는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의 요구를 수용한다 하더라도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다”며 “대부분의 북핵 무기 프로그램은 베일에 싸여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에서 데릴 킴벌 미 군축협회 사무총장은 “한 차례의 정상회담으로 수십 년에 걸친 북한의 핵 문제를 풀 수 없다”며 “완전한 비핵화는 몇 년이 걸리는 과정(process)”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 매체는 “문재인 대통령이 싱가포르로 갈 가능성이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낼 수 있는 평화조약에 대해서 논의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미국 CNN도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북미 양측은 ‘비핵화’와 ‘체제 안전보장’ 등 핵심 의제를 놓고 기본 틀(framework)만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CNN은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이 포기한 것과 이에 대해 미국이 제공할 것에 대한 세부적 사항을 다루지는 않고, 향후 협상을 위한 기본 틀을 제공하는 성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CNN은 “세부적 사항은 향후 수개월 또는 수년에 걸친 실무협상을 통해 타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CNN 보도에서 하버드 케네디스쿨의 ‘코리아 워킹그룹’ 사무국장 존 박은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미리 준비된 공동성명(joint declaration)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며 비핵화 과정의 공식적인 시작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한편 미 백악관은 싱가포르 정상회담 일정을 오는 12일 오전 10시(한국시간)로 확정 발표했다. 여기에서 백악관은 이번 회담을 ‘첫 회담(first meeting)’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미정상회담 일정 관련 “잠정적으로 ‘첫 회담’은 싱가포르 시간으로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에 열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