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완희 기자] 직원 10여명에게 폭언을 퍼붓고 손찌검한 의혹을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아내 이명희(69) 일우재단 이사장(가운데)이 28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들어서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왼쪽은 지난 1일 서울강서경찰서에 출석한 이 이사장의 둘째 딸 조현민 전(前) 대한항공 전무, 오른쪽은 24일 서울출입국외국인청에 소환된 첫째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8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직원 10여명에게 폭언을 퍼붓고 손찌검한 의혹을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아내 이명희(69) 일우재단 이사장(가운데)이 28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들어서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왼쪽은 지난 1일 서울강서경찰서에 출석한 이 이사장의 둘째 딸 조현민 전(前) 대한항공 전무, 오른쪽은 24일 서울출입국외국인청에 소환된 첫째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8

법원 “법리 관한 다툼 여지”

경찰 수사에서 ‘난항’ 관측도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갑질 폭행’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아내 이명희(69)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조 회장 일가로서는 한 차례 고비를 넘기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4일 ‘운전기사와 경비원 등에게 상습적으로 폭언·폭행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청구된 이 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에 대해 “범죄 혐의 일부 사실관계 및 법리에 관한 다툼의 여지가 있고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며 기각했다.

또 재판부는 “피해자들과 합의한 시점 및 경위, 내용 등에 비춰 피의자가 합의를 통해 범죄 사실에 관한 증거인멸을 시도했다고 볼 수 없다”며 “그밖에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볼 만한 사정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이유를 밝혔다.

앞서 이 이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며 취재진과 만나 조사를 받는 심경에 대해 “죄송하다”고 답했다. 또 “누구한테 죄송하다고 하는 것이냐”고 묻자 “여러분께 다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지가위를 던진 적이 있느냐” “재단 이사장 자리는 왜 그만두셨나” 등의 질문에는 침묵을 지켰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 이사장은 지난 2011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11명의 피해자에게 총 24차례의 폭언 또는 손찌검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이 이사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특수상해, 상해, 특수폭행, 상습폭행, 업무방해, 모욕 등 모두 7가지에 달한다.

조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44) 대한항공 전(前) 부사장도 같은날 오전 인천본부세관에 출석해 ‘밀수·탈세 혐의’와 관련한 조사를 받았다. 조 전 부사장은 해외에서 구매한 물품을 대한항공 항공기 등을 통해 관세를 내지 않고 몰래 국내로 들여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인천본부세관은 지난달 21일 경기도 일산의 대한항공 협력업체를 비롯한 직원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밀수품으로 의심될만한 2.5t 분량의 물품을 발견했다.

유명가구로 추정되는 박스 겉면에는 조 전 부사장을 의미하는 ‘DDA’라는 코드가 부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밀수·탈세 혐의와 관련해 한진그룹 총수 일가 중 세관에 직접 소환돼 조사를 받는 것은 조 전 부사장이 처음이다.

한편 이 이사장과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수사 등 조 회장 일가에 대한 수사당국의 조사가 지속돼 왔으나, 이 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향후 경찰 수사에 난항이 예상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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