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혜옥 기자] 영화 ‘독전’의 이해영 감독이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4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영화 ‘독전’의 이해영 감독이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4

 

독보적인 연출 스타일 선보여 관객·평단 집중시켜

다양한 장르 중 범죄극 도전… “간절함 있었다”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품행제로(2002)’ ‘아라한 장풍대작전(2004)’ ‘26년(2012)’ 등 각본의 맡으며 신선한 스토리텔링 실력을 입증한 이해영 감독. 그는 첫 연출작 ‘천하장사 마돈나(2006)’로 제5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제7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 감독상, 제43회 백상예술대상 시나리오상 등을 받으며 성공적인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이후 ‘페스티벌(2010)’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2015)’ 등 다양한 장르에서 독특한 연출 스타일을 녹여내 이목을 집중시킨 그가 영화 ‘독전’을 세상에 내놨다.

영화 ‘독전’은 아시아를 지배하는 유령 마약 조직의 실체를 두고 펼쳐지는 독한 자들의 전쟁을 그린 범죄극이다. 이 감독은 감각적인 화면구성과 강렬한 액션, 각기 다른 개성을 발산하는 캐릭터,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서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까지 이제껏 볼 수 없던 범죄극을 선보인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이 감독을 만나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물어봤다.

다음은 이해영 감독과의 일문일답.

-마블의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를 꺾고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했다. 소감은.

스태프분이랑 배우들이 고생을 많이 했는데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많이 봐주셔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올라오는데 겸허히 다 들으면서 기뻐하며, 반성하고 있다. 그렇지만 영화의 결말을 담은 스포일러는 자제해주셨으면 좋겠다. 많은 스태프와 배우가 애써서 만들었는데 그 고생이 헛되지 않도록 도와주셨으면 하는 감독의 바람이다.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영화 ‘독전’의 이해영 감독이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4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영화 ‘독전’의 이해영 감독이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4

 

-‘독전’을 영화로 만들게 된 계기는.

‘정말 상업적인 영화 만들고 싶고 만들어야겠다’는 생각과 필요성, 간절함이 있었다. 장르 영화에 대한 갈망이 있었던 것 같다. 근데 하다 보면 주파수가 빗나가거나 스스로 다른 방식의 장르를 만들어 왔다. 이번엔 그 틀을 깨고 싶었다. 범죄 장르는 어렸을 때부터 워낙 팬이었고 정말 좋아했다. 그러던 차에 제안을 받았고 읽자마자 “하겠다”고 답했다. 캐릭터가 하나하나 살아있었고, 장르가 명확해 본능적으로 너무 끌렸던 것 같다.

-이전과 다른 톤의 영화를 제작한 느낌은.

시나리오를 쓰거나 연출할 때 모든 게 새로웠다. 제가 신인 감독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준비하고 촬영하면서 굉장히 재미있었다. 콘티를 촬영감독과 콘티작가랑 짜는데 ‘맞아, 이런 걸 하고 싶었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장에서도 다양한 캐릭터를 배우와 함께 만들어간 점이 흥미진진했다. 듣도 보도 못한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게 재미있었다.

영화 ‘독전’ 스틸. (제공: NEW)
영화 ‘독전’ 스틸. (제공: NEW)

 

-시나리오 작업에도 참여했는데 쓰면서 중점적으로 둔 부분은.

범죄극이라는 장르를 충실히 지켜야 한다. 전작까지 하고 나서 앞으로 다시는 장르를 비틀지 말고 컨벤션을 최대한 이행하자고 생각했다.

또 시나리오에서 휘몰아치는 방식으로 펼쳐 나가면서 사이사이에 캐릭터를 살아나도록 하는 것이다. 독전을 보자마자 갈망하게 됐던 이유는 장르보다 캐릭터들이었다. 캐릭터를 밀착해서 재밌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만들어내면 굉장히 명확한 상업영화를 지향하면서 감독으로서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감독의 말처럼 영화에서 캐릭터 하나하나가 다 살아 있어서 놀랍다. 어떻게 연출하려고 했는가.

설정이 세서 질서정연해 보이지 않으니까 그 안에서 균형을 맞춰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데 무리가 없어야 한다. 찍을 때나 편집할 때나 마찬가지다. ‘보령(진서연 분)’은 굉장히 센 인물이다. 보령 등장 신에서 중요한 건 ‘원호(조진웅 분)’가 ‘하림(고 김주혁 분)’을 만나서 원료를 받아내는 것이다. ‘락(류준열 분)’과 보령은 받쳐주는 역할인데 너무 많은 시선을 끌면 흐름에 방해가 되고, 아무것도 안 하면 소품으로 전락해버린다. 하림과 보령 캐릭터는 주종이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누가 누군가에게 존속되지 않은 이상한 느낌의 긴장감이 있는 관계다. 그러려면 보령이 한 신을 주도해야 했다.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영화 ‘독전’의 이해영 감독이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4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영화 ‘독전’의 이해영 감독이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24

 

-진하림, 보령(진서연) 캐릭터가 인상적이다. 많은 관객이 회자하고 있다. 이런 캐릭터는 어디서 나왔나.

처음 보는 캐릭터가 나왔으면 했다. 어떤 작품을 참고하진 않았다. 그냥 중국에서 엄청난 마약의 대부니까 존재감과 위압감 있게 그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백지상태에서 김주혁 선배님과 진서연 배우를 두고 그려나갔다. 김주혁 선배님은 워낙 베테랑이니까 많이 의지했다. 진하림에 대한 생각을 충분히 설명하고, 캐릭터를 디자인할 때도 의견을 전달했다.

진서연 배우는 오디션을 봤는데 깜짝 놀랐다. 어디서 이런 배우가 나왔지 싶었다. 똑같은 대본을 두고 정말 희한한 연기를 하더라. 오디션을 보는 사무실을 바로 현장으로 만들어 버렸다. 보자마자 “합시다”고 말했다.

-이 감독에게 제목 ‘독전’의 의미 무엇인가.

영어 제목 ‘Believer’가 영화를 제일 잘 표현한 것 같다. 이 제목이 처음에는 낯설었다. 이런 장르치고 너무 부드럽고, 순하고, 종교영화 같기도 했다. 하지만 생각할수록 마음에 든다. 캐릭터들을 대변할 수 있는 핵심단어인 것 같다.

제 개인적으로는 영화를 향해 전력 질주하는 제 자신을 표현한 제목이다. 

영화 ‘독전’ 스틸. (제공: NEW)
영화 ‘독전’ 스틸. (제공: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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