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4일 오후 ‘오너 갑질’ 논란을 빚은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구속여부가 결정된다. 한진가의 갑질은 막말에 폭언, 폭행까지 그 정도가 참으로 지나치다. 세간에 ‘조폭 패밀리’란 말이 수긍이 될 정도다. 창업주라는 이유로 기업을 개인 소유물로 여기는 오너들의 잘못된 의식구조가 이런 갑질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총수 일가를 견제하지 못하는 시스템과 그런 분위기에 모두가 길들여져 있는 것도 문제다. 

한진가 사태는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표방한 ‘재벌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재벌이 우리 사회에 역기능만 불러 온 것은 아니다. 삼성, 현대차와 같은 굴지의 대기업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은 불과 60년 만에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대기업이 있어 수많은 국민이 일자리를 얻고 경제 안정을 얻었다. 또 삼성은 대한민국을 넘는 브랜드로 평가되며 대한국민에게 자부심이 되기도 한다. 이런 순기능 때문에 일각에서는 삼성과 같은 기업이 생겨날 수 있도록 육성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여러 순기능에도 재벌기업이 우리 사회에 주는 이미지는 그다지 좋지 않다. 재벌하면 총수의 전횡과 거수기 역할만 하는 이사회, 사람보다 돈을 귀히 여기는 기업문화 등이 먼저 떠오른다. 이명희 이사장을 비롯한 한진가 일가족은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행동을 보여주면서 재벌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국민에게 각인시켰다. 거기에 각종 명품 가구와 시계, 드레스, 양주 등 밀수의혹까지 있으니 그야말로 재벌 조폭이라 해도 할 말이 없을 듯싶다. 

오너 경영은 빠른 의사결정으로 경쟁력을 갖추기에 좋은 장점이 있다. 그러나 사람보다 돈이 먼저인 오너는 사람도 잃고 결국 기업도 잃게 된다는 것을 이제 대한민국 재벌들도 명심해야 할 때가 됐다. ‘돈’이면 인격침해를 해도 된다는 식의 몰상식한 오너 갑질에 대해서는 일벌백계로 다스려 근절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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