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임혜지 기자]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 4층짜리 상가 건물 붕괴 소식에 서울시장 후보들이 주말 유세를 미루고 일제히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3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후보는 신도림역 광장에서 같은 당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와 함께 합동 유세를 펼친 뒤 금천구 유세 현장으로 이동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미루고 용산 사고 현장을 찾았다.
박 후보가 현장에 도착하자 주민들은 “대규모 공사를 하는데 안전진단 한번 없이 공사하는 게 말이 되냐”면서 “평일이었으면 50~60명은 죽었을 것”이라고 항의했다.
이에 박 후보는 “건물에 상주했던 사람이 많았다면 대형 사고가 날 수 있었다”며 “재개발, 재건축 지역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위험 건물이라고 판단되는 건물을 구청에서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후보는 강서구 방산시장 앞에서 유세한 뒤 양천구로 이동할 예정이었지만, 사고 소식을 듣고 바로 현장을 찾았다.
김 후보는 “서울시가 투기지역이란 이유로 노후주택·재개발·재건축 지역에 대한 안전진단을 자꾸 지연시켜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며 행정의 근본적 전환을 요구했다. 이어 “게다가 인근 어떤 구역은 재개발이 진행되고, 어떤 곳은 안 되고 이러면서 옆 지역의 진동이나 지반 변화 영향으로 건물이 무너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안철수 후보 역시 오후에 선거운동을 하던 중 사고 소식을 듣고, 곧장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상황을 챙겼다.
안 후보는 사고 현장에서 “노후된 건물들이 많은데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이런 사고가 나게 된 것 아닌가 싶다”며 “노후된 건물을 그대로 두기보다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서울시 전역에 대한 대책을 꼭 세우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 캠프의 최단비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번 사고로 박원순 시장의 도시재생사업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났다”면서 “당장 무너질 위험이 있는 건축물에 해바라기 벽화를 그려 넣는다고 낙후된 마을이 되살아나는 게 아니다”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정의당 김종민 서울시장 후보도 현장을 방문해 서울시가 소규모 노후건축물 안전 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재난위험시설을 어떻게 지정하고 있는지를 점검했다.
김 후보는 “서울시장 후보로서 진상규명을 포함해 안전한 서울을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해당 건물은 1966년에 건축된 것으로 파악됐다. 건물 소재지는 용산 재개발 5구역이며, 건물 준공 이후 증개축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할 용산구는 해당 건물이 위험시설물로 관리되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