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 앞에서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 재가자들이 청정종단을 염원하는 참회법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3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 앞에서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 재가자들이 청정종단을 염원하는 참회법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31

설정스님 숨긴 처 의혹 김모씨

해명 동영상 공개에 ‘쇼’ 비판도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MBC PD수첩이 두 차례에 걸쳐 조계종 큰스님들의 각종 부패 의혹에 대해 보도하면서 불교계 참회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재가불자들을 중심으로 서울 종로구 조계사와 보신각 앞에서 저녁마다 참회 법회가 열렸다.

지난 1일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법륜승가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총무원장 설정스님과 교육원장 현응스님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들은 조계종이 전날 설정스님의 은처자(숨겨놓은 처·자식)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어머니 김모씨의 동영상을 공개한 데 대해 ‘쇼’라고 비판했다. 김씨는 딸 전모씨의 친부가 설정스님이 아닌 당시 50대였던 신도 김모씨라고 밝혔다.

법륜승가회는 ▲설정 총무원장과 현응 교육원장의 즉각 사퇴 ▲의혹제기 당사자 대상 호법부 즉각 조사 ▲중앙종회 임시회 소집 후 특위 구성을 통한 조사를 촉구했다.

기자회견 후에는 조계종 총무원을 찾아가 총무부장에 사태 해결 촉구, 중앙종회 사무처에 임시회 소집 요구, 호법부장에 의혹제기 당사자 즉시 조사 등을 촉구하는 문건을 전달했다.

이날 정의평화불교연대(상임대표 이도흠, 공동대표 김광수·최연·이희선)도 성명을 내고 “파계 권승들은 즉각 참회하고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정의평화불교연대는 “MBC 피디수첩 2탄은 현재 조계종이 권승들의 도박, 성폭행, 폭력, 공금횡령으로 만연한 마구니 소굴임을 여실히 보여줬다”며 “불자는 물론 이웃종교인까지 ‘어찌 스님들이 조폭보다 더하냐?’는 반응을 보이고, 그동안 그 스님들을 부처님처럼 따르던 신도조차 동요하고 있다. 우리는 이 현실에 참담함과 참괴함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개탄했다.

연대는 은처, 도박, 공금횡령, 폭행, 성폭력 등 지도층 승려들의 파계 행위가 종단을 무너트릴 정도로 임계점을 넘어섰음에도 이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장치가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자승 전 총무원장에 대한 금권선거 의혹도 제기했다.

이들은 참회를 촉구하며 설정스님과 자승스님 등을 향해 사퇴를 촉구했다. 또 직선제 수용, 수행과 재정의 철저한 분리와 투명한 관리 및 감시 시스템 확립, 사방승가정신을 바탕으로 한 승가 공동체 건설, 민주적인 거버넌스 시스템 정립을 추진을 요구했다.

또 승려들을 향해 “청정한 승려들은 더 이상 침묵하고 방관하지 말고 승려대회를 열어라”고 제안했다.

지난달 31일에는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와 조계종 신도단체가 의혹 당사자들의 즉각 사퇴와 종단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런 문제들이 이미 교계에서 끊임없이 제기돼왔음에도 종단 스스로 자정하지 못했다”며 “자정능력이 없는 곳은 사회를 병들게 하는 패거리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또한 “현재 조계종은 과거의 적폐와 현재의 적폐가 결합해 아무런 반성 없이 적반하장으로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을 공격하고 있다”면서 “반성해야 마땅할 이들은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MBC PD수첩은 총무원장 설정스님과 교육원장 현응스님에 이어 지난달 29일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도박 비리 의혹, 전 호계원장 법등스님의 성폭행 의혹, 제2교구본사 용주사 주지 성월스님의 은처자(숨겨둔 자식) 의혹 등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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