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 05.23. (출처: 뉴시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 05.23. (출처: 뉴시스) 

북미 간 사전협의 진행 정도 따라 ‘文 싱가포르행’ 여부 판가름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하고, 종전선언 가능성을 언급함에 따라 남북미 정상회담 실현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미국 백악관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면담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했다. 또한 종전 문제와 관련해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종전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회담에서 종전선언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북미 정상회담 추진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문제를 다루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핵화 협상이 핵심 의제인 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 선언 문제가 어떤 방식으로 논의될지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북미 양국이 북한의 비핵화 약속과 북한 체제안전보장이란 ‘딜’을 하는 과정에서 종전선언 문제가 다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즉 북한이 원하는 체제안전보장으로 가는 길목에서 남북미 3국이 더이상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종전선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문제뿐 아니라 종전선언 문제까지 다뤄질 경우 남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의 싱가포르행 가능성이 점쳐진다. 청와대는 그동안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 방문 여부는 북미 협의 결과에 달려 있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문 대통령도 지난달 27일 김정은 위원장과의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전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 남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종전선언이 추진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출처: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특사 파견으로 북미 정상회담 전망은 밝아졌지만, 곧바로 종전선언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현재 진행 중인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북미 양국 간에 좁혀야 할 간극과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청와대도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행 실현 여부에 대해선 신중하다. 청와대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선언 언급 등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음으로써 북미회담으로 향하는 길이 더 넓어지고 탄탄해진 듯하다”면서도 “싱가포르에서 열릴 세기적 만남을 설레는 마음으로, 그러나 차분히 지켜보겠다”고 했다. 

만약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협상이 순조롭게 풀리더라도 곧바로 남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질지도 불투명하다. 70년 동안 이어진 정전 상태를 종전으로 바꾸는 작업은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실무협상 과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실무협상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면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에서 남북미 정상회담에 참여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무협상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면 종전선언을 큰 틀에서 합의하는 남북미 정상회담을 1차로 가진 뒤 그 이후 시점에 실제 종전선언을 위한 2차 남북미 회담을 가질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아예 싱가포르에 가지 않고 먼저 실무협상을 거친 뒤 남북미 정상회담에 참여하는 시나리오도 있다. 

이 때문에 남북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와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행 여부는 북미 사전 논의가 얼마나 진행되느냐에 따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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