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북미 고위급 회담이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왼쪽) 등이 회담 전날인 30일 만찬장 스카이라운지에서 경관을 바라보고 있다. (출처: 미 국무부)
31일(현지시간) 북미 고위급 회담이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왼쪽) 등이 회담 전날인 30일 만찬장 스카이라운지에서 경관을 바라보고 있다. (출처: 미 국무부)

트럼프 “김정은 친서 전달하러 워싱턴D.C. 올 것”
제재대상 북한 인사 워싱턴 방문은 ‘깜짝 반전’
폼페이오 “다룰 것 모두 다뤄… 좋은 진전” 긍정 평가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북미정상회담 최종 조율을 위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31일(현지시간) 뉴욕 고위급 회담을 마치고 깜짝 반전으로 워싱턴을 방문할 예정이다. 폼페이오는 “좋은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미국과 수교를 맺지 않은 북한이 유엔(UN)본부가 있는 뉴욕은 방문할 수 있다 해도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D.C.를 방문하는 것은 어렵다고 평가됐다. 하지만 이번 고위급 회담 이후 ‘깜짝 반전’을 이룬 것이다.

특히 김 부위원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의 워싱턴 방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방을 의미한다고 분석된다. 이는 외교적으로 볼 때 북미 관계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신호로 분석된다.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은 2000년 10월 조명록 당시 국방위 제1부위원장 겸 군총정치국장(인민군 차수)의 방문 이후 18년 만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 고위급 회담을 열릴 시간에 “그들(북한 대표단)이 금요일(1일) 내가 기대하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기 위해 워싱턴D.C.로 올 것”이라고 현지 언론에 언급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 또한 이날 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 부위원장이 친서 전달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미국의 독자제재 대상에 오른 인물이다. 그럼에도 미국 측이 백악관행을 허용한 것은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고위급 회담이 입장차가 좁혀졌다는 신호로 분석된다.

미국 측이 뉴욕에서 고위급 회담을 가진 것도 유엔본부가 있는 이곳은 방문이 가능하지만, 워싱턴 방문은 안 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깜짝 방문 소식이 전해지고 회담이 열리는 중에 트럼프 대통령도 워싱턴 방문에 대해서 언급한 것으로 볼 때는 북한 측이 비핵화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미국 측이 확인하고 그에 따른 대가로 워싱턴으로 와서 김정은의 친서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30일(현지시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만찬 모습 사진 2장을 공개하며 “김영철 부위원장과 오늘밤 뉴욕에서 ‘좋은 실무 만찬(Good working dinner)’을 가졌다. 스테이크와 옥수수, 그리고 치즈가 메뉴로 나왔다”고 밝혔다. (출처: 트위터 캡처)
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30일(현지시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만찬 모습 사진 2장을 공개하며 “김영철 부위원장과 오늘밤 뉴욕에서 ‘좋은 실무 만찬(Good working dinner)’을 가졌다. 스테이크와 옥수수, 그리고 치즈가 메뉴로 나왔다”고 밝혔다. (출처: 트위터 캡처)

이에 김 부위원장 일행은 2일간의 뉴욕 방문 일정을 마치고 현지시간 1일에는 워싱턴을 방문한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의 회담 분위기를 알려준 미 국무부가 공개한 사진이나 폼페이오 장관의 트위터를 보면 북한의 비핵화 관련 미국이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징후가 보인다.

북미 고위급 회담이 공개된 이 사진들에는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 등이 가진 회담 모습이 화기애애한 모습이 담겼다. 또 폼페이오 장관도 자신의 트위터에 “좋은 실무 만찬(good working dinner)”이라고 표현해 긍정적인 신호로 관측된 바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31일 고위급 회담은 오전 9시 5분경 시작해 오전 11시 25분까지 약 140분간 이뤄졌다. 당초 오후 1시 30분에 종료 예정이었지만 좀 더 일찍 마쳐진 것이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일찍 회담을 끝내지 않았다. 서로 다루고자 하는 일련의 의제들이 있었는데, 모두 다뤘다”고 설명했다. 이는 회담에서 짚어야할 내용은 모두 짚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회담이 좋은 진전을 거뒀다”면서 “다만 아직 많은 일이 남아있다”고 말하면서 북한의 비핵화 관련 진전이 이뤄졌지만 좀 더 조율할 것이 남았음을 알렸다.

이날 회담을 마친 김 부위원장은 바로 숙소인 밀레니엄 힐튼 유엔플라자 호텔로 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의 주변에는 검은 선글라스를 쓴 건장한 북한 요원 2명이 호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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