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세자 추존 만인소 본문. (제공: 경상북도)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 본문. (제공: 경상북도)

1만명 서명한 100m 상소문

조선시대 민주적 절차 사례

안동, 기록유산지식센터 개소

[천지일보 경북=장덕수 기자] 경상북도가 조선시대 유교 지식인 집단 청원서(상소문)인 ‘만인의 청원, 만인소’가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기록유산에 등재됐다고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태지역 위원회는 지난달 30일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제8차 정기총회에서 ‘만인소’등재를 확정했다. 이로써 경북도는 지난 2016년 ‘한국의 편액’ 이후 우리나라 두 번째로 아·태 기록유산에 등재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만인소’는 청원 내용과 만여명의 수결(서명)로 이뤄진 100여 미터에 달하는 상소문으로 세계 어느 곳에서도 유래를 찾을 수 없다. 또한 만여명의 개인이 민주적 절차를 통해 유교적 윤리관을 국가에 실천적으로 적용하고자 한 민주주의의 초기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만인소 운동은 18세기 말부터 19세기까지 총 7차례 있었는데 이 중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1855년)와 복제개혁 반대 만인소(1884년)만 원본으로 전해지며 각각 도산서원과 옥산서원에서 소장하고 있다가 현재는 안동 소재 한국국학진흥원에 보관돼 있다.

경북도는 2015년 10월 ‘유교책판’ 6만 4226점을 세계기록유산에, 2016년 5월 ‘한국의 편액’ 550점을 아·태 기록유산에 등재시켰는데 이번에 ‘만인소’까지 아·태 기록유산에 등재시키며 명실 공히 기록유산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한편 1일 한국국학진흥원에 ‘한국 세계기록유산 지식센터’가 개소된다. 국제기구에서 승인한 세계기록유산 관련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만인소’를 비롯한 우리나라 기록유산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홍보하고 보존․활용을 위한 국제적 연대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는 “만인소는 지역 정체성과 경북정신을 가장 잘 대변해 주는 유산으로, 이번 유네스코 아․태 기록유산 등재를 통해 한국 기록문화의 가치를 알리고 국민이 함께 공유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향후 만인소와 함께 소청 관련 자료를 추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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