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아시아 최대 유혈분쟁 지역인 필리핀 민다나오에서 평화협정 소식이 전해졌다. 40년 넘게 대치하던 필리핀 정부군과 이슬람군이 평화협정을 체결했다는 소식이었다. 무려 12만명이 분쟁으로 죽은 곳에서 전해진 낭보 뒤에 더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이 평화협정을 이끈 주역이 한국인 평화운동가,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이만희 대표라는 것이었다. 소식이 전해지자 반응은 갈렸다. 당시 나이 무려 84세의 평화운동가가 목숨을 걸고 총알이 빗발치는 분쟁현장에 가서 필리핀 대통령도 이루지 못한 평화협정을 이뤘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은 놀라움과 경의를 표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평화협정을 폄훼하는 소리가 적지 않았다. 이후에도 종종 들려오는 민다나오 분쟁 소식을 들먹이며, 이 대표가 민다나오 평화 정착에 기여했다는 것은 억지라고도 주장했다. 

2018년 5월 31일 필리핀 정부는 공식적으로 민다나오에 이슬람 자치권을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1970년 이후 진행된 분쟁이 사실상 종식됨을 알린 것이다. 이는 2014년 HWPL 이만희 대표를 통해 민다나오 민간 평화협정을 이룬 지 4년여 만의 결과다. 혹자는 민간 평화단체가 어떻게 정부도 하지 못한 평화협정을 해낼 수 있냐면서 여전히 이 대표가 일군 민다나오 평화협정 성과를 무시한다. 그러나 현지인들은 한목소리로 이 대표의 평화성과를 인정한다. 2014년 민다나오 평화협정 소식을 직접 보도했던 기자는 “오직 평화를 위해 이역만리를 날아온 이 대표와 정치인들은 달랐다”면서 “평화를 향한 이 대표의 진정성이 민다나오 평화협정을 이끌었고, 빠르게 민다나오에 평화가 정착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6.25참전용사 출신이다. 그는 ‘평화는 신의 뜻’이며 모든 것은 평화를 원하는 신이 이룬 것이라고 한다. 

필리핀 민다나오 주민 2200만명이 한국인 평화운동가로 인해 50여년 만에 온전히 발 뻗고 자게 됐다는 것은 팩트다. 한 사람으로 인해 2200만명이 평화를 선물로 받았다는 것,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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